포털과 통신사들이 최근 음원과 오디오 시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포털과 통신사들은 음원 플랫폼 서비스에 외부 서비스를 연동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다음달 1일자로 엠넷닷컴을 지니에 통합해 새로운 지니 플랫폼을 만든다. KT와 LG유플러스가 대주주로 있던 지니뮤직은 지난해 10월 CJ ENM 자회사로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디지털뮤직을 합병하고 서비스 통합 작업을 해왔다.

지니뮤직은 이번 서비스 통합으로 음악·영상 콘텐츠 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을 합병한 이후 방송 ‘쇼미더머니’, ‘고등래퍼’의 음원과 드라마 OST 등 CJ ENM이 제작한 모든 음악 콘텐츠 유통권을 확보하면서 실적 및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지니뮤직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1% 늘었고 유료 가입자수도 올해 6월말 기준 122만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36만명 증가했다.

지니뮤직은 기존 음원 제공 서비스에 CJ의 영상콘텐츠를 활용한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지니와 엠넷 서비스 통합을 통해 고객들에게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음악서비스를 통해 보다 풍부한 음악, 영상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DB

SK텔레콤도 음원 서비스 ‘플로(FLO)’의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할 당시 플로는 모바일 서비스만 있었지만 지난 7월 PC 서비스도 새롭게 시작했다. 또 지난 8월에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도입해 화면 캡처만으로도 플레이리스트가 자동 생성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들이 새로운 음악 플랫폼으로 변경하는 데 있어 장애 요소였던 플레이리스트 이동의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KT·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은 이같은 공격적인 서비스 영역 확장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7월 월 사용자(MAU) 기준 플로의 점유율은 20.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출시 당시와 비교해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니뮤직도 25.5%를 기록하며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통신사들의 음원 플랫폼 시장 공세 강화에 포털사들도 자신들의 음원 플랫폼에 외부 서비스를 연동하는 식으로 점유율 사수와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멜론’은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과의 연동은 물론, 최근 10~20대에서 호응이 좋은 쇼트동영상 앱 ‘틱톡’과도 지난 달부터 연동하기 시작했다. 멜론에서 '틱톡' 메뉴를 선택하면 틱톡과 연결돼 관련 영상을 감상할 수 있고 틱톡에선 '멜론으로 재생 기능'이 탑재돼 영상 속 배경 음악 정보를 확인하거나 직접 들을 수 있는 식이다.

멜론은 이 외에도 AI기반 개인화 큐레이션을 비롯, 12만개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이용자별 음악감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 스마트스피커, 카 인포테인먼트 등 플랫폼과 디바이스를 통해 음악 감상 환경도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3.6%의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바이브(VIBE)’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 업계 1위라는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최근 선보인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에 바이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나우에서 음악을 듣다가 바로 바이브 앱으로 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나우에 바이브의 음악 추천 경험을 적용해 시간대, 이용자의 선호 장르 등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나우에서 특정 음악에 '좋아요'를 누르면 바이브의 AI 음악 추천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사들과 포털간 음원 플랫폼 경쟁은 ‘구독경제’가 심화될수록 가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구독을 시작하면 매월 자동결제가 돼 해지를 하지 않는 한 고객을 붙잡는 ‘락인(Lock-in)’ 효과가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면서 "사용자 환경(UI)이나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IT 기술 발달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플레이 리스트와 콘텐츠가 제공되기 시작하면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의 락인 효과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