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클라우드쇼2019' 첫날 18일 기조연설
'이스라엘 스타트업 성공신화'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 창업자

"다른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모르는 곳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웨이즈(Waze)는 매일 같은 곳을 출퇴근하는 사람을 겨냥했죠. 내가 지금 고통받고 있는 문제에서 출발해야 해요."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 유리 레빈이 스마트클라우드쇼2019 기조연설자로 오르기 위해 17일 방한한다.

2013년 6월 구글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던 이스라엘의 내비게이션 회사 웨이즈를 공동 창업한 유리 레빈은 17일 방한을 앞두고 조선비즈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 첫날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교통 체증을 끔찍이 싫어했다"며 "저 멀리 앞에 있는 차 운전자가 도로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하면 도착지에 빨리 갈 수 있을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웨이즈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정체를 겪으면서 자연스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떠올리고 이를 서비스로 구현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웨이즈를 구글에 매각한 이후에도 자신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픽스(FeeX)’, 여행사가 수수료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사이트에서 예약한 ‘그’ 항공권을 실제로 결제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주는 ‘페어플라이(FairFly)’, 해외에서 쇼핑한 후 여러 번거로운 절차 없이 부가가치세를 빠르고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리펀딧(Refundit)’ 등 아홉개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투자하거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직업이 창업가’라고 할 만하다. 레빈은 "모두 일상의 문제에 집중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웨이즈는 우리도 많이 쓰는 GPS(위성항법장치) 기반 실시간 내비게이션 앱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실제 교통 정보를 보내는 것이 특정 차들이 아니라, 일반 운전자들이라는 것이다. 앱 이용자들이 교통사고, 거리 행사, 새 상점, 신축 건물 정보 등을 직접 제공하고, 이 정보가 반영된 이동 경로가 제시된다. 현재도 웨이즈 앱은 전 세계적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1억명을 웃돈다.

한국에서는 ‘T맵’이나 ‘카카오 내비’ 같은 국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많이 쓰기 때문에 ‘웨이즈’라는 서비스가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레빈은 "웨이즈는 일반 운전자들이 제공하는 ‘지리적’ 정보 기반으로 작동하는 내비게이션이기 때문에 연대순으로 우편번호 등 거리 정보가 매겨져 있는 한국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또 현지 업체들이 이미 우수하게 데이터를 구축해놓은 상황에서 외국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어봤자 경쟁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사용자가 웨이즈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모습.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는 시점이 오면 내비게이션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레빈은 "자율주행차는 완전히 다른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면서 "이를테면 곡선 교차로에서 차를 좌·우회전할 때 어떤 속도로 진입할 것인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5G 시대에는 수십개 센서를 장착한 일반 차량도 실시간 도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며 "초정밀 지도 제작에서 기술력을 보유해 온 히어(HERE)나 구글이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웨이즈를 만든 레빈은 왜 이스라엘이 창업하기 좋은지 그 비결과 창업에 관한 자신의 노하우를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공유할 예정이다.

레빈은 "이스라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에 최적의 장소"라면서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센터를 이스라엘에 세우고 자신들의 제품을 좀 더 혁신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내수 시장 규모가 800만명에 불과해 전통적으로 성공적인 대기업을 만들기 힘들었던 이스라엘이지만, 이제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제발로 찾아오는 ‘혁신의 땅’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해결책을 찾지 말고,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그에 대한 첫번째 해결책이 설령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다른 해결책을 계속해서 테스트하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모든 기업가들이 그런 과정을 다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하지 말고 같이 일할 경험있는 팀원을 구하되, 이 팀원이 잘 맞지 않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빠르게 바꾸라"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