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뿐 아니라 많은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며, 전기차 전체 제조 원가의 30~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들은 LG화학, 중국의 CATL 등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받아 왔지만,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급 물량 부족 우려가 생기자 직접 생산에 나서게 된 것이다.

테슬라는 '스컹크웍스 랩'이란 비밀연구소를 두고, 배터리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배터리 생산업체인 맥스웬 테크놀로지를 2억35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인수하며 배터리 생산 시설을 갖췄고,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의 광산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1조5000억엔(약 16조원)을 투자한 일본 후지산 인근 연구소에서 200여명의 연구원이 배터리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 특허(233개)를 확보해 둔 상태다.

다임러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폴크스바겐은 스웨덴의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9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가 직접 배터리를 제조하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배터리 최적화 설계를 통해 전기차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놓치면 사실상 전기차 껍데기만 만드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우려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