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가격, 두달 연속 상승세
"고용량 서버·PC용 수요 늘고 있어…4분기쯤 수급 균형"
삼성전자, 연내 공사 마무리하고 주력 제품 생산할 듯

최근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상부 서편 마감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이 라인 가동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측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제품을 생산하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르면 내년 6월 낸드플래시 제품이 생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낸드플래시 업황 회복세가 조심스럽게나마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속도전’에 나서며 선제적으로 대비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뒤에 있는 1공장은 이미 완공돼 가동 중이고, 2공장은 건물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11일 평택시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 공사 완료를 목표로 평택2라인 막바지 마감 공사를 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공사 마감 시점은 내년 2월 말로 예정돼 있지만, 골조 공사가 마무리돼 있고 상부 마감만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공사가 끝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언제부터 평택2라인에 공정 장비를 반입할지 추정하기 어렵지만, 메모리반도체 중 낸드플래시 업황 회복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미국 주요 장비 공급사에서도 낸드플래시 시설투자 회복이 D램보다 앞설 것이란 발표가 나오고 있어 낸드플래시 시설투자가 좀 더 가시권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업황이 바닥을 찍기 시작했다는 징후는 삼성전자 내·외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 재고가 상당히 감소했다"면서 "3분기부터는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고 가격·업황도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집계를 봐도, 2년 전 5.78달러를 찍은 뒤 줄곧 하향세를 보였던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가격은 지난 7월 4.01달러로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8월에 다시 4.11달러로 상승했다.

그래픽=송윤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주요 업체인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이 상반기에 감산을 발표하며 공급량 조절에 나섰고, 이에 따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고용량 서버·PC용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평택2라인에서 업계 주력 제품인 60단대, 90단대 제품과 함께 최근 발표한 100단대 제품도 일부 생산해 수율(완제품 비율) 안정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D램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해 4분기쯤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