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0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하나둘 당국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허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어(大魚)급’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장을 내밀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사전 컨설팅 수요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그중 한 기업과는 심도 깊은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인가 신청 전부터 금융당국이 직접 컨설팅을 제공해 가능성 있는 기업의 합격률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번 인가에서 탈락했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의 재도전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금융당국은 제3인터넷전문은행 배출에 또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탈락하자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가 단 한번의 회의 끝에 결정을 내렸고, 이를 아무런 이의 없이 금융당국이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위 위원들이 외평위 심사 결과를 검토할 수 있도록 회의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신청자 역시 외평위에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번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두 곳 모두 탈락하면서 금융당국이 국회로부터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며 "국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를 위해 정치적 자산을 많이 쏟아부었는데, 금융당국은 두 군데 모두 탈락시킨다는 외평위 결론을 여과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지 않는다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까지 들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혁신성과 자본조달 능력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꼽히지만, 네이버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적으로 경영하는 주체의 범위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인터넷 디지털 특화 영업을 잘할 수 있는 기업’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완화되지 않는 한 대기업의 참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와 케이뱅크의 KT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에 오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거나 현재까지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탈락했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토스뱅크의 경우 업계에서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미 팀을 꾸려 재도전 준비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도전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만약 다시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다면 지난번 탈락 이유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을 들고 가야 한다"며 "보다 확실시되면 재도전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 역시 "재도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