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이하 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선 전 세계 가전업체들이 미디어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신기술 경쟁을 벌였다. 그중에서도 전원이 꺼지면 투명해지는 시스루 TV, 서로 소통하는 세탁기와 건조기, 이를 닦을 때 입안 구석구석 양치 상황을 욕실 거울을 통해 알려주는 기술 등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올해 IFA에 등장한 아이디어 제품 10가지를 소개한다.

대만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는 이번 IFA에서 '90인치 시스루 TV'를 선보였다. 전원이 켜지면 선명한 영상이 나오지만 전원을 끄면 화면의 전기 신호가 사라지고 투명해지면서 LCD TV 뒤편을 볼 수 있다. 수십 초에 한 번씩 화면이 나왔다가 투명해지는 시스루 TV를 보기 위해 샤프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독일 지멘스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소통하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를 선보였다. 세탁기가 세탁물의 상태와 수분 정도 등을 파악해 건조기에 알려주면 건조기는 건조 시간을 얼마로 해야 할지를 스스로 분석하고 실행하는 제품이다. 다만 세탁물은 사용자가 건조기로 직접 넣어줘야 한다. 지멘스 관계자는 "앞으로는 음성인식 등으로 정보 교환을 명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버튼이 동작 버튼 단 1개뿐인 세탁기를 선보였다. 세탁 코스 선택은 모두 스마트폰 앱으로 한다. 세탁기 도어에 센서가 달려 있어 사람이 앱을 구동하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역시 독일 업체인 블라우풍트는 원격 조종이 가능한 창문닦이 '블루봇 XWIN'을 내놨다. 기기가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유리를 닦는다. 유리창 청소 중 기기가 방전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전력 시스템도 갖췄다.

필립스는 양치를 하면서 이를 제대로 닦았는지 자동으로 확인해주는 '다이아몬드 클린 스마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놨다. 전동 칫솔과 연결된 욕실 거울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이를 닦으며 어느 부분을 닦고 있는지, 어디가 잘 안 닦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양치가 잘 안 됐으면 다시 양치를 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일본 메이커들은 음악 마니아들을 겨냥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일본의 전자악기 메이커 야마하는 자동 연주 드럼과 바이올린을 내놨다. 스마트폰 앱으로 음악을 고르면 연결된 기기가 음악에 맞춰 진동을 만들어 악기를 연주한다. 소니는 워크맨 40주년 기념 모델인 'NW-A100TPS'를 선보였다. 워크맨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따왔다.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음악을 들을 때는 카세트테이프 모양의 그림이 디스플레이에 뜬다.

독일의 스타트업 홀로서클은 가로·세로 각각 65㎝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홀로서클 65X'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앱에서 모양을 선택하면 십자 모양의 기기가 빠르게 회전하며 홀로그램을 만든다. 여러 개의 기기를 동시에 사용해 좀 더 큰 홀로그램도 만들 수 있다. 홀로서클 관계자는 "십자 모양 기기 안에 수십 개 LED가 재배열되는 원리"라고 했다.

이 밖에도 로지텍은 키보드·마우스 대신 사용하는 터치패드가 결합한 블루투스 TV 키보드 'K600'을 선보였다. 집에서도 채소 등을 재배해 먹을 수 있도록 식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제품도 나왔다. 플랜투이의 스마트가든6는 기기의 6군데 구멍에 씨앗이 들어있는 캡슐을 넣으면 기기가 자동으로 온·습도를 맞춰 식물이 잘 자라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