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보다는 제가 좀 잘생긴 것 같네요."

디지털 휴먼(가상인간) ‘빈센트’가 5일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데이터 앤 인공지능(AI)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자 좌중 사이에서 환호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장화진 한국 IBM 대표이사는 "빈센트는 AI 왓슨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휴먼"이라며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돼 여러 업무에서 대화형 AI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서 이어진 장 대표와 빈센트의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이 둘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IBM의 장점을 설명했다. 간혹 빈센트가 "행사장이 K팝 콘서트장 같다. 화려하다" 같은 농담도 던졌다.

5일 강남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IBM ‘데이터 앤 인공지능 포럼’에서 장화진(왼쪽) 한국 IBM 대표이사와 디지털 휴먼 ‘빈센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IBM은 이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용 AI 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챗봇 같은 AI 서비스는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정형화된 대화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는 AI가 B2C보다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 같은 통신사나 카카오 같은 인터넷 업체들도 B2B AI 사업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IBM도 B2B AI 서비스 개발에 전사적 차원으로 투자 중이다. AI에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에 도태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5일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데이터 앤 인공지능 포럼’에서 키노트를 진행 중인 앨리스 다겔리언 IBM 데이터·AI 글로벌 세일즈 부문 부사장.

이날 포럼에 참석한 앨리스 다겔리언(Alyse Daghelian) IBM 데이터·AI 글로벌 세일즈 부문 부사장은 "2021년이 되면 AI 기술을 통해서 새로 생겨나는 기업의 규모는 2조9000억달러(약 3492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결국 AI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 망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데이터는 AI 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고 말했다.

다겔리언 부사장은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최대한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겔리언 부사장은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일하는 시간의 85%는 데이터를 찾는 데 허비한다"며 "이것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는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사내에서 접근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IBM은 데이터 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사업에도 꾸준히 투자해왔다.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클라우드는 개별 회사에 서버를 두는 대신 대용량 데이터센터의 저장 공간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하다.

스캇 허브너(Scott Hebner) IBM 데이터·인공지능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은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클라우드"라며 "데이터가 없으면 AI가 없고, 클라우드가 없으면 데이터가 없다.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5일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데이터 앤 인공지능 포럼’에서 키노트를 진행 중인 카일 브라운 IBM 펠로우 최고 연구자 겸 클라우드 CTO(최고기술책임자).

IBM은 컨테이너 추적, 자산관리, 관세신고, 디지털 ID, 공급망 관리, 식품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AI·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과정이 투명하게 공유되면서 허가를 받은 자들만 접속이 가능하다. AI로는 고객의 패턴과 정보를 분석해 카드 사기를 막고 대출·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카일 브라운(Kyle Brown) IBM 펠로우(Fellow) 최고 연구자 겸 클라우드 CTO는 "이 모든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앱을 포함한 모든 기술을 꾸준히 현대화시켜야 한다"며 "전통적인 조직이나 문화의 모델로는 현대화 기술 도입이 어렵다. 현대 기술의 수용과 흡수, 최적화는 기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절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