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닉스⋅디지털리얼티 데이터센터 운영기업 진출
백업 솔루션 제공 엑사그리드도 고객사 확보 박차

내년 정부 데이터산업 활성화 예산이 올해보다 484억원 늘어난 7200억원 규모로 책정되는 등 정부 차원의 데이터 경제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데이터 경제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등 해외의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했다. 이들 기업은 기업들을 대신해 데이터센터 공간을 마련해주면서 클라우드 환경에 따른 시스템 연계도 돕는다.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에 들어선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 SL1의 전경.

에퀴닉스는 올해 초 한국 진출을 알리고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국내 첫 데이터센터인 'SL1'을 열었다. 에퀴닉스는 서울 데이터센터 SL1을 포함해 25개 국가에서 2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에퀴닉스는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에만 총 5억3500만달러를 투자해 서울을 포함한 6개 신규 데이터센터를 연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리얼티도 서울 상암동 DMC에 디지털센터를 세운다. 디지털리얼티는 최근 서울시와 통신사 중립적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지는 데이터센터는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중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한국 진출이 아태 지역에서의 플랫폼 확장에 중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IT기업을 보유했으며 최근 정부에서도 클라우드 도입 등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한국에서의 고객 유치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제레미 도이치 에퀴닉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에퀴닉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계획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마크 스미스 디지털리얼티 아태지역 총괄 디렉터도 "한국은 아태 지역 내 가장 큰 규모 데이터센터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 내 첫 데이터센터를 통해 고객 요구사항에 부응하는 솔루션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과 디지털 변환에 따라 데이터 경제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기업들 외에도 데이터 경제를 측면 지원하는 해외 기업들의 한국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은 내년초 국내 데이터센터 개소를 앞두고 국내 클라우드 보안 인증 중 하나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ISMS 인증은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 보호를 위해 수립·관리·운영하는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인증 기준에 적합한지 심사하는 제도다. 구글은 인증 획득 후 삼성SDS, LG CNS, 나무기술 등 국내 주요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산업별로 특화된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데이터 백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엑사그리드도 한국에 진출했다. 엑사그리드는 국내 제조·금융·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 백업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백업 성능과 속도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많은 양의 백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관건이 되고 있다. 엑사그리드 측은 데이터를 불러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대비 90% 이상 단축한 제품을 내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거나 공공 분야 납품에 성공하면 해외에서도 인정해준다는 점이 외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글로벌과 비교해 늦은 편이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글로벌 데이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국내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