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로 긁은 돈 하루 2.5조…법카 증가세는 '미미'

올해 상반기 현금이 아닌 지급수단을 통한 결제금액이 1년 전에 비해 2% 이상 감소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정부 정책으로 어음결제가 대폭 줄어들면서 2년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상반기 중 카드 이용실적은 개인의 신용카드 사용이 증가세를 이끌어 일평균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금 이외의 지급수단을 통한 결제금액은 일평균 79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81억4000억원) 대비 2.2% 줄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이 줄어든 건 2017년 상반기(-1.0%) 이후 2년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계좌이체를 비롯한 전반적인 결제수단의 결제금액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지급결제는 경제활동의 그림자로,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선DB

상반기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는 일평균 59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9.8%), 하반기(8.0%)에 비해 대폭 줄었다. 전자금융공동망의 일평균 결제금액은 3.4% 증가한 53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해 상반기(11.1%), 하반기(9.6%)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중 급여지급, 대금결제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법인용 금융거래시스템인 펌뱅킹의 거래 규모는 20조9000억원으로 1년 전과 동일했다.

반면 모바일뱅킹은 하루 9000억원이 거래돼 전년대비 18.6%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기준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는 1억607만명으로 1년 전(9089만명) 대비 16.7% 늘었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총 445조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 2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이중 신용카드의 이용실적은 1조9310억원으로 5.7% 늘었다. 특히 개인 신용카드는 일평균 이용액이 1조5130억원으로 7.4%나 증가했는데, 이는 온라인쇼핑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 이용실적이 23.0%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반해 법인 신용카드의 이용실적은 하루 4180억원으로 1년 전(41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2017년 국세 카드납부 수수료의 감면 혜택이 축소되면서 법인카드 이용실적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6.2% 증가한 5210억원을 기록했다. 세제혜택과 더불어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와 유사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드 결제금액의 소액화 현상 또한 지속되고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4만1492원, 2만2172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7%, 1.3% 감소했다. 이는 편의점, 대중교통 등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곳에서 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