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시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조치할 것"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6일 "우리 금융시장은 외부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과 정책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차관은 "단기간에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있으며, 주요국 증시 동반하락, 국채금리 하락, 안전통화인 달러화와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이날 회의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3일 주말을 앞둔 미국 뉴욕 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750억 달러 상당의 대미(對美)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이 관세율 인상으로 맞대응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이에 맞대응한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김 차관은 "보호무역주의에 기반을 둔 글로벌 무역갈등은 글로벌 가치 사슬을 흩트려 놓으며 전 세계 금융·실물경제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과도하고 지나친 불안심리를 가지기보다는 글로벌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7월 1일 일본 수출규제 발표 후 일부 확대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 미 기준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우리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체계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거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차관은 현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대외여건이 애초 예상보다 나빠지며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지만 친환경차나 바이오헬스 같은 신성장 품목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신규벤처투자도 7월까지 2조373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 경제활력 제고, 일본 수출규제 대응의 3가지 방향에서 총력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기재부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부기관장들 간의 실시간 소통채널을 이미 구축했고 당분간 산업부를 포함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2회 가동하면서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이미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선제적이고 단호한 시장안전조치를 하겠다"면서 "기금운용계획 변경과 내수 활성화 정책 등 경기보강을 위한 추가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