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41% 감소
"日 수출규제 여파로 하반기엔 결합시도 늘 것"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둔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금액이 1년 전보다 40% 넘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총 349건, 금액은 20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결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건 늘었고 금액도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상반기 국내 기업이 다른 국내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인수한 건수는 270건으로 지난해(266건)보다 4건 늘어난 반면 금액은 12조7000억원으로 1년 전(21조6000억원)보다 41.2% 감소했다.

공정위 제공

특히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중 사업 구조 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M&A는 건수·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기업의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와 금액은 각각 76건, 1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9건, 15조3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이로써 국내기업의 기업결합 중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차지하는 비중도 28.1%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아졌다.

다만 국내기업의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94건,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에서는 합작회사를 통한 M&A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국내 대기업집단의 M&A도 올 상반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 건수는 77건으로 금액은 4조2000억원이었다. 특히 금액의 경우 지난해(16조5000억원) 보다 7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이나 순환출자 해소 등을 위한 계열사간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올해는 건수,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7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건 늘었으며 금액도 189조2000억원으로 23%가량 증가했다. 의약품, 정보통신,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결합이 이어지면서 금액이 늘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 기업 M&A는 총 19건으로 지난해보다 10건 줄었지만 금액은 4000억원 증가한 3조7000억원이었다.

공정위는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베재 등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 시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