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4개… 1위는 中 NIO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상장하거나 인수되는 AI(인공지능)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이 늘고 있다. AI 기술에 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면서 성공적인 스타트업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현재까지 10억달러 이상 기업 가치로 인수됐거나 IPO에 성공한 AI 스타트업은 총 7개였다. 특히 2018년 이후가 4개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2013년부터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 성공 사례가 하나씩 나오다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10억달러 이상 기업 가치로 인수됐거나 IPO에 성공한 AI 스타트업.

10억달러는 스타트업 업계에선 꿈의 숫자로 여겨진다.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만큼 도달하기 어렵고, 찾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2013년까지만 해도 ‘꿈의 1조’에 도달한 AI 스타트업은 크리테오(Criteo)란 AI 기술 기반 리타겟팅 광고(사이트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송출하는 방식) 업체 하나뿐이었다. 크리테오는 2013년 10월 말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기업 가치 17억달러)하며 AI 스타트업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14년엔 이스라엘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모빌아이(Mobileye)가 53억달러(약 6조4000억원) 가치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모빌아이는 2017년 3월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153억달러(약 18조5000억원)에 인수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6년엔 미국 자동차 업체 GM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크루즈(Cruise)를 10억달러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8년엔 대규모 인수·합병(M&A)이 2건이었다.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가 종양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플랫아이언 헬스(Flatiron Health)를 19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기업 가치 21억달러)했고,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가 AI 기반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사일런스(Cylance)를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사들였다.

10억달러 이상 기업 가치로 인수됐거나 IPO에 성공한 AI 스타트업.

가장 기업 가치가 큰 스타트업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업체 NIO였다. 2018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NIO의 기업 가치는 64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 롯데케미칼 시가 총액(22일 종가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장 최근에 1조 이상 규모 엑시트에 성공한 AI 스타트업은 크레이(Cray)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올해 5월 슈퍼컴퓨터 전문 기업 크레이를 13억달러(약 1조57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3년 이후 AI 기술이 고도화하며 관련 스타트업들이 크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4년 구글이 AI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인수하며 머신러닝(기계 학습)에 이어 딥러닝(심층 학습)까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AI 기술의 유용성이 계속 입증되고 있어 이런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MIT는 2013년에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딥러닝을 꼽았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4년 세계 IT 시장 10대 주요 예측에 딥러닝을 포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