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072520)가 올해 경기도 평택에 연구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이종 장기 이식 사업을 본격화 한다. 각막, 췌도 등 무균 돼지에서 키워낸 인간 장기를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하는 국내 유일 사업 모델이다. 제넨바이오는 첫 상업화 단계로 형질전환 돼지의 췌도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김성주(사진) 제넨바이오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달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이종세포 연구가 활성화 되는 만큼 오는 9월 돼지췌도 이식 임상시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신장이식, 후복막의 종양, 췌장 및 췌도이식, 육종암 등을 중심으로한 국내 장기 이식 분야 권위자다. 외과의사로서 신장이식 수술만 약 2500건 이상 집도했다. 특히 2014년 국내 최초로 유전자 편집 돼지의 췌도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후 올해 3월 제넨바이오에 합류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장기이식 수요 충족률은 10%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은 기증자가 부족해 장기 이식을 제때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 장기를 제때 이식받지 못해 숨지는 환자만 하루 평균 5.2명에 달한다. 2024년 예상되는 세계 관련 시장 규모는 약 53조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35년간 걷던 이식외과 전문의의 길을 중단하고 제넨바이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며 "바이오 이종장기개발사업단의 무균돼지 이종췌도·각막 임상을 이어받아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가장 먼저 상업화에 도전하는 이종장기 기술은 돼지 췌도 이식이다. 췌도세포가 존재하는 췌장은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데 혈당조절이 안되는 당뇨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을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로 보고 올 9월께 시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돼지췌도 이식 기술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이 진행한 연구로 제넨바이오에 이전됐다. 박정규(서울대 교수) 단장 역시 지난 7월 제넨바이오 사외 이사로 해당 이식 연구에 참여 중이다.

박정규 단장은 "현재 국내 이종장기 이식 관련 법제도가 부족한 가운데 사업단 연구성과가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했다"며 "제넨바이오와 협력해 진행하는 환자 대상 이종췌도 이식은 임상연구심의위원회 승인을 획득해 식약처 허가가 목전"이라고 했다.

제넨바이오는 임상시험과 상업화에 필요한 형질전환돼지를 키우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 2000여평 규모의 연구개발·사육시설을 마련 중이다. 인근 산업단지에 이종 이식 제품의 연구개발 등을 맡는 1만1000평 규모의 종합 연구개발(R&D)센터도 착공해 내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로드맵은 총 3단계로 제넨바이오의 원숭이 등 영장류 시설을 다른 제약바이오회사에 제공하는 임상수탁기관(CRO) 사업을 먼저 키우고, 이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액을 이종 장기 연구 개발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내 꿈은 돼지의 장기로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영장류 CRO 사업을 통해 연간 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게 되면 성공적으로 이종장기 사업, 그리고 향후 장기이식 전문병원 설립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