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매출 17조813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매출 27조4102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지역도 중국에서 미주(美州)로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7%(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집계)에 그쳤다. 화웨이가 올 2분기 중국에서 스마트폰 3730만대를 팔아치우는 동안 삼성전자는 고작 7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중국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미지센서, 5G(세대) 칩 등 반도체 공급건이 성사되고 있는 것.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반도체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가 올해 내놓은 스마트폰 ‘원 비전’에는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 샤오미, 삼성 이미지센서 사업 파트너

삼성전자는 이번 달 1억800만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선보였다. 시장 선두인 일본 소니보다 먼저 스마트폰에서 초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한 칩을 개발한 것이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 출시에는 중국 샤오미와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린빈(林斌) 샤오미 총재(공동창업자)는 "프리미엄 DSLR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개발 초기부터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5월 6400만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를 공개했다. 이 제품 역시 샤오미가 이번달 공개한 스마트폰 ‘레드미’ 차세대 모델에 들어간다. 중국 스마트폰 회사 오포 역시 신흥국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삼성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세력인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이 삼성의 이미지센서를 채택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모토로라 ‘원 비전’에 삼성 AP 사용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최근 중국 상위 스마트폰 제조사 중 삼성의 5G 모뎀 칩(엑시노스 모뎀 5100)을 채택한 곳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이 내놓을 5G 통합 칩 ‘엑시노스 9630’도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에 대적할 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퀄컴, 미디어텍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도 1개 모델(모토로라 원 비전)에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사용중이며, 비보도 내년에 삼성 AP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화웨이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서 5~10%의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이라며 "화웨이가 D램, 낸드플래시 구매처를 마이크론, 인텔 등 미국 회사에서 한국 회사로 변경하면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