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7~9월) 성수기 실적으로 한 해 먹고 사는데 벌써 걱정이다."

국내 모든 항공사가 올해 2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하반기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포함된 3분기 성수기를 보내고 있지만, 일본 여행 거부 운동과 경기 둔화‧환율 상승 등 여러 악재가 겹쳐 비상이 걸렸다.

항공업계는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체 노선으로 떠올랐던 중국 노선마저 중국 항공당국이 신규 취항을 거부하면서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는 상대적으로 항공 수요가 많지 않아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 영향으로 항공사 대부분이 손실을 봤다.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이어 LCC 모두 적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각각 986억원, 12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세계 경기 위축으로 화물사업 수익이 9.6%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 화물 물동량은 2016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황은 LCC도 마찬가지다. 대표 LCC 제주항공은 2분기 손실 274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각각 265억원, 219억원의 손실을 냈다.

국토부 제재가 1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진에어의 영업적자는 266억원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 국토부로부터 신규 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행 등을 제한하는 제재를 받았다. 이후 경영문화 개선 대책 이행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복귀하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제주항공 여객기.

◇일본 여행 거부 운동에 중국 취항도 막혀

항공업계는 줄줄이 적자를 낸 2분기보다 성수기인 3분기에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7월 시작된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8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경쟁심화로 국내 항공사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성수기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중국 하늘길마저 막혔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항공당국은 이달부터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조치의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항공편 증가에 따른 수요 및 안전관리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8~9월 신규 취항을 준비하고 있던 중국 노선은 제주항공의 부산‧무안~장자제 등 9개 노선이다.

중국 항공당국은 이미 운항 중이던 일부 노선도 중단 조치를 내렸다. 한시적 운항 중단 대상은 아시아나항공 인천~창춘, 이스타항공 청주~선양‧하얼빈, 티웨이항공 인천~싼야 등 4개 노선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대기환경 안정화와 정시운항률 상승 등을 위해 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여객 시장 성수기이지만 일본여행 보이콧과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요 전망이 밝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