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에 이어 아이폰11, V50씽큐의 후속 모델까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애플, 화웨이, LG전자 등이 회사의 역량을 총집결한 새 전략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기로 하면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수요 감소로 시장이 역(逆)성장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전환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마저 겹치며 유례없는 '격변기'를 겪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메이저 업체들은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의 중저가폰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는 굴욕도 겪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전략 스마트폰으로) 하반기에는 수익을 반드시 챙기겠다"고 선언할 만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마트폰 업체들이 진검 승부에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하반기 포문 연 삼성전자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갤럭시노트10과 10+ (플러스)의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갤럭시노트10은 노트9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자신감이 적중할지는 가장 큰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 후속 모델에 달렸다. 애플은 9월 공개할 '아이폰11' 시리즈를 통해 화웨이에 역전당했던 스마트폰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아이폰11 시리즈는 아이폰11, 11맥스, 11R(보급형) 등 3종으로, 각각 5.8인치, 6.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과 6.1인치 LCD(액정화면)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 제품 최초로 스마트폰 뒷면 정사각형 모듈 안에 카메라 렌즈 3개가 탑재된다. 5G는 아직 지원하지 않고, 모두 LTE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10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9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V50씽큐의 후속작인 'V50S 씽큐(가칭)' 5G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V50씽큐처럼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탈착식 듀얼 스크린을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후속작도 듀얼 스크린을 적용해 LG 스마트폰만의 상징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금수 조치로 주춤했던 화웨이도 지난달 공개한 자사 첫 5G 스마트폰 '메이트20X 5G'의 판매를 이달 중 시작한다. 9월에는 두 번째 5G 폰 '메이트 30 프로'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올 10월 열리는 '메이드 바이 구글'에서 카메라 3대를 탑재하고 안면 인식 잠금 해제, 손동작 인식 기능 등이 추가된 '픽셀4' 시리즈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폴더블폰도 본격 시장에 출격

디자인 결함으로 출시가 늦춰졌던 접히는 스마트폰, 즉 '폴더블(foldable)폰'도 올가을 시장에 나온다. 삼성전자는 9월 6일 독일 국제가전박람회에서 '갤럭시폴드'를 전시할 예정이다. 갤럭시폴드는 지난 4월 첫 공개 후 드러난 결함을 철저히 개선했다. 쉽게 벗겨져 문제가 됐던 화면 보호막을 스마트폰 테두리 아래로 넣어 사용자가 임의로 떼어낼 수 없도록 했다. 또 화면의 접히는 부분인 '힌지'의 위·아래 끝에 'T자 모양'의 보호캡을 달아 이물질의 침투를 막았다. 국내에서는 9월 18∼20일쯤 출시가 유력하다. 가격은 230만~240만원으로 추정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당초 목표였던 100만대까지는 안 되고 한국을 포함해 20개국 정도에 한정된 물량만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화웨이도 이르면 9월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 역시 당초 6월 출시하기로 했다가, 올 하반기로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이 폰은 안으로 접는 갤럭시폴드와 달리 밖으로 접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이라며 "글로벌 판매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화웨이가 폴더블폰을 놓고 기술력을 본격적으로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