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특송 업체인 페덱스가 8월 말부터 미국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배송을 중단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 6월 아마존의 미국 내 항공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지상 배송 서비스까지 종료한 것이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물류 사업을 강화하자, 전통 물류 업체가 배송 거부 카드를 꺼내들며 반발하는 형국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는 아마존이 자체 물류망을 강화하면서 두 회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유통 업체들은 배송을 물류 업체에 위탁해 왔다. 하지만 아마존은 최근 자체 비행기와 배송 트럭들을 확보하며 외부 물류 업체 대신 직접 배송에 나서며 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아마존 에어'라는 항공 물류 업체를 세워, 현재 40여대의 화물기를 운영 중이다. 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항공 물류 허브도 건설 중이다. 지난해에는 재무보고서에 '운송·물류 서비스' 사업 진출을 명시했다.

아마존이 물류 사업을 강화하자 페덱스와 UPS는 대응에 나섰다. 페덱스는 월마트·타깃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페덱스는 지난해 3월부터 월마트 매장 500곳에 고객이 상품을 보내거나 반품할 수 있는 '페덱스 오피스' 매장을 설치·운영 중이다. UPS도 미국 내 편의점·약국 등에서 쉽게 물건을 찾고 반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의 물류 사업 강화가 앞으로 거대한 전통 물류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이커머스와 배달 업체들이 물류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커머스 1위인 쿠팡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고 '쿠팡맨' 등 자체 배송망을 운영 중이다.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자체 인력을 활용해 생필품과 문구류 등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송·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