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우아한형제들⋅페덱스 앞다퉈 개발

사람의 도움 없이 로봇 스스로 물건을 배송하는 ‘자율주행 로봇 배송’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글로벌 물류 업체, 국내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관련 기술·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 선두 주자인 아마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전 배송에 돌입했다.

아마존, 미국 어바인에서 자율주행 로봇 배송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6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 어바인(Irvine) 지역에 자율주행 로봇 ‘스카우트(Scout)’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카우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낮 시간에만 배송을 담당하며 유료 회원(프라임 멤버) 전용 당일 배송 서비스 등 기존 배송 옵션도 동일하게 선택할 수 있다.

아마존이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스카우트(Scout)’.

아마존 측은 "스카우트는 스스로 배송 루트를 따라 운행하게 된다"며 "초기엔 소수의 로봇만 투입하며 ‘아마존 스카우트 앰배서더(Amazon Scout Ambassador)가 동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로봇 훼손, 도난 등을 방지하고 고객에게 정확하게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직원이 배송 과정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스카우트는 바퀴 6개가 달린 자율주행 로봇으로, 소형 냉장고 크기다. 스카우트가 주문 고객 집 앞에 도착하면 아마존 앱을 통해 도착 알림이 뜬다. 고객이 주문 인증을 거치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다. 배송지에 고객이 없을 경우 아마존 직원이 스카우트에서 상품을 꺼내 배송을 완료한다.

어바인 지역 주민이 아마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기존 아마존 배송 업체와 스카우트가 무작위(random)로 나눠서 배송을 하게 된다. 아마존은 올해 초부터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부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 스카우트 시범 배송을 진행해 왔다.

우아한형제들 2017년부터 개발...페덱스도 준비

한국에선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고려대학교 정우진 교수팀과 함께 개발해온 음식 배달 전문 로봇 ‘딜리’(Dilly, Delicious+Delivery)가 그 주인공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최종 목표는 배달 기사가 기피하는 지역, 날씨 상황에 딜리를 투입해 빠른 배송을 실현하는 것이다. 작년 6월엔 미래에 딜리을 활용하는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준 딜리 ‘2022년 버전 영상’을 공개했고 올해 4월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실외 자율 주행 테스트를 진행해 실제로 고객에게 치킨을 배달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딜리’.

글로벌 물류 업체 페덱스(FedEx)도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페덱스가 지난 3월 발표한 ‘페덱스 세임데이 봇(FedEx SameDay Bot)’은 주문 당일 소비자 집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페덱스에 따르면 소매업체 고객 60% 이상이 점포 반경 5km 내에 거주하고 있다. 피자, 치킨 등 초고속 배달에 자율주행 로봇을 사용하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페덱스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테니시주 멤피스에서 시험 운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 업체들이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산업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2016년~2019년 추정 판매대수 기준으로 물류 로봇은 전문 서비스 로봇의 53%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로봇협회는 전 세계 전문 서비스용 로봇 산업 규모가 2016년 47억달러(약 5조7000억원)에서 2022년 239억달러(약 2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화물 등 상품 처리 자동화 요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아마존의 경우 창고 재고 관리를 로봇 ‘키바(Kiva)’로 자동화해 이미 운영비를 20%가량 줄였다. 상품 배송에도 로봇을 활용하면 운영비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로 로봇을 통해 상품을 받아본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