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코스닥지수가 1% 넘게 반등하면서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2~5% 급락 출발했던 국내 증시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줄이는 듯하다가 장 막판 다시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48포인트(1.51%) 떨어져 1917.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또한 전날보다 18.29포인트(3.21%) 급락해 551.50에 장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900.36에 장을 시작한 뒤 곧바로 1900선이 깨졌다.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돈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환율 조작국에 지정되더라도 중국이 입는 피해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낙폭을 줄였고, 한때는 소폭 반등해 1948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또한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에는 5% 넘게 떨어져 540.83까지 밀렸다가 외국인 순매수에 1.3% 넘게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국인 순매수가 숏커버링(공매도쳤던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중국 등 다른 나라 증시가 계속 부진하면서 코스닥 또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양시장 모두 개인 매도 규모가 컸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1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428억원 등 78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의 매도는 반대매매(신용으로 주식을 샀다가 담보비율 하회로 매도되는 것), 또는 반대매매 회피 물량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판 상황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075억원을 팔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2867억원을 샀다. 코스닥시장 순매수는 비교적 이례적인데, 일부 매수분은 숏커버링으로 추정된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7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608억원을 샀다. 연기금(국가, 지자체 포함)은 두 시장에서 각각 4326억원, 80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시가총액이 19조5160억원 감소했고, 코스닥시장 또한 6조4000억원 감소했다. 두 시장을 합해 26조원 가까이 날아간 셈이다. 전날 49조2000억원이 감소한 것을 포함하면 이틀 동안에만 75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날 한국 증시 급락 폭은 다른 아시아권보다 컸다. 장 초반 2% 넘게 급락하던 닛케이지수는 0.6%대 약세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고, 상하이종합과 홍콩항셍 등은 1%대 초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