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마케팅 활용하기 시작한 호텔들
레스케이프, 수익성 악화 만회하기 위한 반전 카드로 '수업' 활용

최근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는 호텔업계가 '수업'을 이용한 마케팅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정기적으로 수업을 들으러 호텔에 방문한 고객들이 숙박이나 식음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레스케이프 호텔이 수업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명동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열린 커피 수업 현장.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숙박이 본업인 호텔들이 불황 극복을 위해 '수업'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호텔들은 커피 만들기부터 골프, 와인, 요리 수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호텔 사업 수익성이 나빠진 이유는 인건비 지출이 큰 호텔 사업 특성상 최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경쟁 호텔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호텔 수는 2014년 837개에서 지난해 1044개로 4년 만에 25% 늘었다.

호텔들 가운데 사업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곳은 신세계조선호텔이 대표적이다. 이 호텔은 사업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 56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에는 76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 7월 오픈한 레스케이프 호텔 실적이 발목을 잡아서다.

최근 레스케이프 호텔은 수업 마케팅을 활용한 새 전략 수립으로 위기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이 호텔은 지난달부터 체험 수업 프로그램인 ‘살롱 드 레스케이프’를 시작했다. 살롱 드 레스케이프는 음악, 북토크, 펫토크 등 문화 수업과 커피, 와인, 칵테일, 골프, 뷰티 수업 등 10가지 테마 강좌로 구성됐다. 호텔들 중 가장 많은 종류의 수업을 열었고, 가격도 1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숙박 고객 유도를 위해 투숙객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레스케이프 호텔 관계자는 "다른 호텔에서 열리는 수업의 비용이 평균 5만~10만원 선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서울 파크 하얏트 호텔은 프리미엄 뮤직 바인 ‘더 팀버 하우스’에서 칵테일과 위스키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은 최고급 일식당인 타마유라에서 차(茶)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은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 프렌치 요리를 배우는 쿠킹 수업을 열었고, 제주 신라호텔은 꽃꽂이 수업인 ‘플라워 클래스’와 물 위에서 요가를 하는 '플로팅 요가 클래스'를 개설했다.

호텔 수업은 백화점 문화센터와 달리 좀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장소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호텔에서 열리는 음식 관련 수업(칵테일, 와인, 쿠킹 등)은 호텔 음식을 먹으면서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수업에 참여한 고객들은 호텔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져 재방문 확률이 높고 숙박이나 식음료 서비스 이용으로도 이어진다"며 "수업을 듣는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리면 호텔 식음료장이나 호텔 공간 등이 자연스레 홍보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