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독주하는 시장, 삼성전자 17.8%로 추격 중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기술력 거의 같아 대체 가능"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주력제품으로 밀고 있는 이미지센서가 반사이익을 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1100여가지 전략물자 중 하나에 포함돼 있다.

4일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 스마트폰은 모델에 따라 이미지센서를 삼성전자 LSI(비메모리)사업부 뿐 아니라 일본 소니,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도 납품받고 있다"면서 "품질 면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가 글로벌 1위 소니에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는 글로벌 점유율이 2위에 이르고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소니 제품 수입에 차질을 빚더라도) 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CMOS 이미지센서)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일본 소니가 전체 시장을 51.1%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8%로 그 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D램·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에서도 글로벌 1등을 하겠다면서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 축은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는 정체하고 있지만, CMOS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멀티카메라 탑재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다 자동차·증강현실(AR) 시장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IC인사이츠는 3년 뒤인 2022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가 190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1차 경제보복으로 수출 규제를 단행했던 품목인 불화수소처럼 그때 그때 수급을 받아야 하는 핵심소재와 달리 수출 허가 검토 기간(90일) 이전에 이미 부품 계약·납품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 사양 계획이 대략 1년 전 나오고, 이에 따라 해당 부품·소재 업체들이 기술 개발, 납품 계약 등을 하기 때문에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는 최근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고, CMOS 이미지센서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에 이미지센서 사업부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2021년 3월까지 1조2000억엔(약 13조4800억원)을 이미지센서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CMOS 이미지센서 외에 반도체 패키지 검사 장비 등 산업용 장비와 방송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도 만들고 있다. CMOS 이미지센서와 달리 사업용·방송용 시장에서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