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215600)은 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DMC)의 ‘펙사펙’ 임상 3상 중단 권고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문은상(사진) 신라젠 대표이사는 "이틀 전만해도 오늘 이자리가 무용성 평가 통과 결과를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결과가 매우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항간에 퍼진 사실과 다른 점을 밝히고 펙사벡의 향후 계획 등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임상 3상 중단 권고를 받은 펙사벡의 PHOCUS 임상시험은 다국적제약회사 바이엘의 간암치료제 ‘넥사바’와 펙사벡을 함께 치료에 사용했을 때 종양 감소 효과, 생존률 연장 등을 목표로 평가한 내용이다. DMC는 지난 1일 해당 임상시험의 유의미한 위험성을 감소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해 중단을 권고했다.

신라젠은 DMC 권고 내용을 분석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하고 PHOCUS 임상시험 중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라젠은 이번 임상 3상 조기종료가 펙사벡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DMC의 임상 3상 중단 권고는 항암바이러스와 표적항암제 병행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분당차병원에서 펙사벡 투여 후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를 투여한 결과 완전 반응을 보인 증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에서 펙사벡이 ‘넥사바’와 같은 표적치료제보다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치료 궁합이 잘 맞았다는 뜻이다.

신라젠은 앞으로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임상시험에 집중한다. 이번 글로벌 임상 3상에 예정돼 있던 잔여 예산을 신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및 술전요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다른 임상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데이터가 확보되는 대로 기술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장 진행이 빠른 임상시험은 표적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리제네론사 ‘리브타요’와의 병용 투여다. 또 미국국립암연구소 (NCI)에서 면역관문억제제 불응성 암종인 대장암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임핀지와 펙사벡 병용요법 임상도 있다.

문 대표는 "우리 진행하는 신장암, 대장암 등 여러 암을 생각할 때 상업화 성공 가능성 글로벌 하게 상위 3위 안에 든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펙사벡의 데이터를 단순히 믿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문 대표는 무용성 평가 결과 유출 루머 등과 관련해 "일각에서 무용성 평가 결과를 미리 알고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가 개입하는 순간 임상 3상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도 밝혔다.

이어 "회사 내 발빼기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은데 실제 먹칠한 사람이 있었다"면서 "동물실험하던 사람이 회사의 중요한 시기에 주식을 팔고 나가기도 했지만, 현재 남아있는 분들 중 그런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