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500억 찍은 '꼬북칩'...상반기 매출 반토막
'허니버터칩'도 2015년 매출 500억 찍은 후 감소세

국내 대형 제과업체가 2010년대 들어 새롭게 선보인 주력 히트 상품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2014년 '단짠(달면서 짠)' 감자칩 돌풍을 일으킨 해태 허니버터칩과 오리온 꼬북칩은 모두 연 매출 500억원 고지를 넘어섰지만, 최근 매출이 감소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오리온 꼬북칩 이미지.

◇ '꼬북칩' 인기 시들…매출 절반 '뚝'

2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오리온(271560)꼬북칩의 매출은 153억원으로 전년 상반기(280억원) 대비 45.3% 줄었다. 국내 과자업계가 불황인 상황이지만 경쟁사 히트 제품들과 비교해도 감소 폭이 비교적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롯데제과꼬깔콘 매출은 41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450억원) 보다 8.8% 줄었고,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매출은 197억원으로 전년(218억원) 대비 9.6% 감소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오리온 포카칩의 매출(320억원)도 전년(350억원) 대비 8.5% 줄었다.

2017년 3월 출시 직후 꼬북칩은 그해 250억원, 작년에 501억원어치가 팔렸다. 1년만에 매출이 2배나 급격히 성장하면서 메가 히트 제품으로 주목 받았다. 지난 10년간 스낵류 신제품 가운데 500억원을 넘긴 제품은 허니버터칩과 꼬북칩이 유일하다.

꼬북칩은 출시 2년도 채 안돼 스낵류 1위 제품인 꼬깔콘과의 매출(894억원) 차이를 400억원 차이로 좁히는데 성공했고, 스낵류 매출 상위 제품 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꼬북칩은 오리온이 2009년부터 100억원을 투자해 8년간 공들여 만든 제품이다. 스낵류에서는 포카칩과 오징어땅콩 외 색다른 히트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할 장수 히트 제품이 필요했다. 꼬북칩은 국내 최초 4겹 과자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은 최근 매출 감소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장 뾰족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 새로운 맛을 낸 신제품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분위기다. 오리온이 작년에 꼬북칩에 대한 판매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비 지출을 크게 늘렸다가 올해부터는 지출을 줄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4가지 맛 꼬북칩 제품 중 콘스프 맛을 제외한 제품들의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 '허니버터칩' 출시 1년 만에 매출 500억...이후 매출 감소세

잘 나가던 꼬북칩 매출이 급감하자 제과업계는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인기가 시들해졌을 때를 떠올리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 출시된 직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품귀 현상을 일으킨 제품이다. 중고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구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달콤하면서도 짠 '단짠' 감자칩이라는 새로움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해태제과는 대박 상품을 내고도 생산시설 부족으로 공급을 제때 충분히 하지 못했다.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제품 출시 1년 반만인 2016년 4월부터 뒤늦게 강원도 원주에 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늘렸지만 시들해진 인기를 돌리기는 어려웠다. 특히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상품들이 경쟁 업체들을 통해 출시되면서 단짠 감자칩 효과도 분산됐다. 감자칩 1위 자리도 다시 포카칩에 내줬다.

허니버터칩 매출은 출시 첫해 4개월 만에 110억원을 기록했고, 2015년 523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서서히 감소해 지난해 415억원까지 매출이 줄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훌륭한 히트 제품이었지만 따라서 만들기 쉬워 유사 상품이 너무 많았고, 초기 시설 준비도 미흡했다는 점이 아쉬운 사례"라고 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갈수록 신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며 "오리온은 히트 상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꼬북칩의 다양한 버전의 제품을 출시해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입맛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