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악화가 예고돼 있는 저비용항공사(저가항공사)들이 3분기에도 어닝 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운항 거리가 짧아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항공료는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 저비용 항공사 전체적으로 이익 비중이 50%에 달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만 해도 비교적 견조했던 일본행 항공기 탑승률은 최근 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수송 정보는 1~2개월 뒤에 발표되지만, 항공정보포털 에어포털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본 공항으로 입국하는 내국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나리타와 하네다, 간사이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의 추정 탑승률이 전년대비, 전월대비 모두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일본 불매운동은 이달 초만 해도 여행이나 항공사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일본과의 갈등이 그리 깊어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었고 일본은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여행국이란 평가가 많았다. 일본은 비행시간 2시간 안으로 도착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리 선진국인 데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해 인기가 있었다.

실제 제주항공(089590)티웨이항공(091810)은 7월 1~10일 일본 노선 탑승률이 80%대 중반대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003490)도 7~8월 일본노선 예약자가 전년대비 각각 5%, 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취소 수수료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3만~10만원의 취소 수수료를 물면서까지 일본행 항공권을 취소하는 여행객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7월 초 탑승률이 견조하기 나온 것이란 설명이다. 게다가 7월 말 들어서도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8월 일본행 탑승률은 확연히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에어부산(298690)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일본노선 매출 비중이 45.2%로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도 유독 높다.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경우 이익 비중은 70~80%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에어부산은 일본 매출 비중이 28%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에어부산 다음으로는 티웨이항공 30.8%, 제주항공 26.5%, 진에어(272450)23.8%, 아시아나항공(020560)13.1% 순으로 일본 비중이 높았다.

주가는 하락세다. 제주항공은 현 주가가 2만7000원대로, 지난 4월 기록한 주가와 비교해 42% 넘게 내렸다. 티웨이항공은 고점 대비 55%, 진에어는 46% 하락한 상황이다. 다만 에어부산과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기대감 때문에 실적 악화 우려감이 덜 반영돼 있다. 특히 에어부산은 현 주가가 7500원대로 올해 들어 80%가량 오른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이 2분기에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3분기 영업이익은 412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컨센서스(3분기 524억원 흑자)보다 낮은 수치다. 흥국증권은 진에어의 2분기 영업적자가 12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비용항공사는 2분기 적자를 기록한 뒤 3분기부터는 성수기를 맞아 실적과 주가 모두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면서 "하지만 일본 사태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