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의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입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액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OLED 패널의 한국 의존도가 높은 일본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전 물량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일본 OLED 패널 수출액은 1320만달러로 지난해 6월보다 129.2% 늘었다. 같은 기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대일본 수출액은 28.9% 줄었다. 고가 제품인 OLED 패널 수출이 늘자 일본에 수출한 전체 디스플레이 패널 금액은 302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조형물 ‘더 로즈’.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올 6월 디스플레이 수출액이 1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6월보다 26.6% 줄었다고 밝혔다. 2016년 4월(26.7%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올 6월 수출액은 중국(-28%), 베트남(-10.2%), 멕시코(-78.0%)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올 5월부터 한국산 OLED 패널을 대량 사들였다. 올 5월 한국의 대일본 OLED 패널 수출액은 올 4월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127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시점이 7월 초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들이 사전에 물량을 확보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일본 TV·스마트폰 업체에 "OLED 재고를 쌓아 놓으라"고 귀띔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 OLED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에 사용하는 대형 OLED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TV와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한국에서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반면 OLED 패널 생산을 위해 필요한 소재는 일본이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생 관계"라며 "한국의 OLED 패널 생산을 막는다면 결과적으로 일본 소재·완제품 업체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