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내림세를 보이던 위례와 광교 아파트 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직전 최고가를 경신한 단지가 속속 등장하면서 호가도 뛰어오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허위 매물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전경.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판교, 광교, 위례 등 수도권 동남권 신도시에서 실거래가가 직전 최고치를 경신한 아파트가 잇따라 나왔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준공한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면적 109.21㎡(14층) 분양권의 경우 지난 달 15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 거래가를 기록했다. 6월 초 같은 면적 18층짜리 매물이 14억6500만원에, 13층짜리가 14억8500만원에 거래됐었다. 전용면적 163.66㎡(42층)는 지난 5월 20억32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74.99㎡(6층)는 이달 초 10억원에 팔리며 직전 매매가를 넘어섰다. 지난 3월에 같은 면적 매물이 8억6500만원에 거래됐고 그 이후 9억원선에서 손바뀜이 있었는데 10억원선까지 오른 것이다.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엠코타운플로리체’의 전용 95.984㎡도 최고가를 찍었다. 작년 1월 9억6000만원(15층)과 작년 2월 10억4000만원(13층)에 각각 팔렸는데, 지난 달 같은 면적 11층짜리가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 역시 지난 5월 23억2000만원(9층)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 거래가를 넘었다.

판교, 광교, 위례신도시는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폭이 컸다. 광교신도시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 84.53㎡짜리의 월별 평균 매매가 추이를 보면 2017년 6월 7억4500만원에서 작년 6월 9억7500만원으로 약 46% 오른데 이어 올해 6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위례신도시 ‘위례 호반베르디움’ 98.95㎡도 2017년 3월 7억6775만원, 작년 1월 9억8000만원, 올해 7월 10억1000만원에 팔렸다.

이들 지역의 강세는 서울 강남 아파트값 반등 여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상승장이라고 보기엔 제한적이나,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깔린 것으로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성남, 과천, 광교, 하남 등은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높은 수도권 신도시"이라며 "강남 집값이 움직이면 강남 접근성이 좋은 주변 지역들이 시차를 두고 ‘키 맞추기’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완전히 반등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광교나 위례신도시가 인프라와 상권에 비해 집값에 거품이 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은 데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비롯해 올해 강동구에서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하고, 하남시에도 전세·매매 물건이 많다"면서 "북위례 공급 물량도 많기 때문에 집값 상승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위례신도시의 경우 허위매물이 기승을 부리는 등 부동산 시장이 혼탁한 상황이다. 전체 1413가구짜리 A아파트 단지의 경우 네이버 부동산에 매매 429건, 전·월세 615건 등 총 1044건이 주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공인중개업자에게 전화를 해보면 해당 매물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업자 간 경쟁이 심한 데다 거래가 드물다 보니 허위매물이 자주 나오게 된다"며 "가격을 조장하고 싶거나 거래를 일으키고 싶어서 미끼매물을 올리는 꼼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