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등 최근 출시한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원화 약세로 수익성까지 호전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0.2% 증가한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6조96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9993억원으로 23.3% 증가했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갈등과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계속됐지만, 원화 약세 등 우호적 환율 환경이 지속돼 실적이 개선됐다"며 "여기에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팰리세이드·쏘나타로 국내 판매 증가…원화 약세로 수익성도 호전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10만491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3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판매량이 90만4760대로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2분기에도 지속됐다. 구매 계약 후 출고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수요가 많아 최근 현대차 노사가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할 것을 합의하기도 했다. 여기에 신형 쏘나타도 월별 단일모델 기준으로 국내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현대차의 판매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울산항에서 수출을 앞두고 선적 대기 중인 현대차 차량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데는 원화 약세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3월말 1135원 수준이었지만,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불안감 등이 반영되며 5월에는 1195원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도 6월말 115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1분기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의 수출 물량 증가와 원화 약세 등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2분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신차와 SUV를 앞세운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美에서 팰리세이드 판매 본격화…실적 개선 흐름 이어질듯

현대차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다. 최근 노조가 팰리세이드의 증산에 합의해 3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팰리세이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도 시장에서도 소형 SUV 베뉴가 판매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 초 미국에서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현재 매달 5000대 넘게 판매되고 있다"며 "팰리세이드는 6월 미국 판매량이 383대에 불과했지만, 수출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여러 대외악재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시장에서 신차와 SUV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