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상승 반전된 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2% 상승해 3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10월 넷째주 이후 36주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79.0로 지난 1월 셋째주 81.5 이후 최고치다. 강남권은 82.1로 강북권 76.0보다 6.1포인트 높았다. 0~200범위에서 결정되는 전세수급 지수는 기준치(100)를 초과할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셋값도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분기 1만2543가구에서 2분기 7549가구로 감소했다.

재건축 이주 수요도 전셋값에 영향을 줬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원동 신반포13차(180가구)는 이달 29일부터 3개월 동안 이주가 이뤄진다. 서초동 신동아아파트(893가구)도 이르면 다음달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며,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도 오는 10월부터 6개월간 이주 일정이 잡혀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잇따르면서 해당 지역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 전셋값은 이달 셋째주에 0.06% 상승했다. 서초구는 지난주(0.08%)에 이어 이번주에 0.12% 뛰었다.

지난해 9·13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안정됐던 전세가격이 재건축 이주 수요로 곳곳에서 반등했지만, 여름 비수기를 맞은 만큼 서울 전역으로 전셋값 상승이 확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전세시장은 이슈가 있는 곳만 국지적으로 오르는 추세"라며 "여름 비수기로 진입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까지 줄줄이 전셋값이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서초구 재건축으로 이사 수요가 생기면서 전셋값이 반짝 올랐지만, 신규 입주단지가 줄이어 있고 매물이 누적된 강동구는 전세가격이 안정적이다"라며 "서울 전셋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