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은 50년 전인 1969년 7월 20일(한국 시각)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뒤 남겨둔 보물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보물은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처음 달에 남긴 발자국에서 수백m 떨어져 있는 거울상자다.

더그 큐리 미국 메릴랜드대 석좌교수는 "내년부터 달에 보내는 민간 무인(無人) 달 탐사선에 수백 개의 소형 거울들로 이뤄진 신형 역반사체를 실어 보낸다"고 했다. 현재 달에는 미국이 보낸 3개, 소련이 보낸 2개의 거울상자가 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내리며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했다. 이 말처럼 거울상자는 달 착륙이 인류의 과학 수준을 도약시킨 상징 중 하나다. 지구에서 달의 거울상자에 레이저를 쏜 뒤 반사파를 받는 시간을 계산하면, 약 38만5000㎞ 떨어진 지구와 달의 거리를 ㎜ 단위까지 알아낼 수 있다. 지난 50년간 학자들은 거의 매일 미국 뉴멕시코의 아파치 관측소에서 레이저를 쐈다. 인류는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했고, 달 내부에 액체 핵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앞으로 신형 거울상자는 미지(未知)의 물질인 암흑물질을 규명하고 달 상세 지도를 작성하는 데 쓰인다.

달 착륙은 인류의 생활도 바꿨다. 달 탐사에 쓰인 기술은 형상기억합금 브래지어, 전자레인지, 인공지능(AI) 로봇, 수퍼컴퓨터로 진화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박물관의 박제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