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영향으로 아동 수가 줄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가운데 건강을 내세우며 성인층을 집중 공략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업체들이 저칼로리 제품을 출시하고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도 이어지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정체를 해결할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헤일로탑이 국내에 출시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3종 이미지.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은 17일 서울 가로수길 인근 카폐뮬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헤일로탑은 2012년 저칼로리를 내세워 출시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미국에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미국에서 매출액 3억2900만달러(약 3800억원)를 기록했고, 지난 2017년에는 미국 파인트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대명사로 불리는 헤일로탑의 파인트(474㎖) 1통당 열량은 285㎉로 공기밥 1그릇(200gㆍ300㎉) 보다 적다. 같은 용량의 일반 아이스크림 파인트 1통당 열량이 1000㎉ 전후인 걸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세계푸드(031440)도 이달 2일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쓰리트윈즈'로부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인 '슬림 트윈'을 수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쓰리트윈즈 제품을 작년부터 수입 판매 했는데 보름전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동기 대비 6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마트(139480)도 지난달 말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욜로우'를 출시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욜로우는 출시 4주 만에 1만2000개 이상 판매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PB(자체브랜드) 상품이라 수입 상품 대비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고,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향후 판매량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에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국내 빙과업체들이었다. 국내 1위 빙과업체인 롯데제과가 지난해 1월 가장 먼저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라이트 엔젤'을 출시했다. 이어 같은해 3월 빙그레(005180)가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뷰티인 사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두 업체가 출시한 제품 모두 단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에, 빙그레는 지난해 말에 제품 생산을 각각 중단했다. 롯데제과와 빙그레 모두 미국에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열풍을 만든 헤일로탑을 모델로 삼고 해당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매 부진으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문제는 '맛'과 '가격'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은 당분과 유지방 비율을 낮춰 열량을 줄이기 때문에 일반 아이스크림의 단맛을 내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가격도 일반 제품보다 50% 가량 비싸다"면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에 대한 수요를 지속시키기 위해선 맛과 가격에 대한 해결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국내 업체 대신 맛이 검증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해 관련 시장이 성장할지 주목하고 있다"면서 "관련 시장 자체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이기 때문에 가격 문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922억원으로 3년 전인 2015년 2조184억원보다 28% 줄었다. 반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1710억원에서 2017년 1760억원으로 커지는 추세다. 이마트 아이스크림 매출을 보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에는 21.5%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7.8%로 6.3%포인트(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