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웅진코웨이 매각 예비입찰...2兆 투자자 확보 쉽지 않을 것
코웨이 주가 15% 하락...영업현금흐름도 13% 줄어
대기업과 렌탈경쟁 치열...노동조합도 '고용보장' 요구

웅진그룹이 3개월만에 되팔기로 결정한 웅진코웨이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초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투자자(LP)를 구하기 쉽지 않은데다 코웨이 주가가 인수 시점보다 15% 가량 하락해서다. 노동조합도 회사 재매각이 직원 동의없이 이뤄졌다며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9일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5일 마감된 참여의향서 응찰에는 약 1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은 이들에게 제한적으로 투자설명서(IM)를 제공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는 16일 웅진코웨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웨이 재매각에 따른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관건은 매각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지난 3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약 1조6832억원에 사들였다. 이중 인수금융(1조1000억원), 전환사채(5000억원) 등 90% 이상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외부 투자자로부터 차입했다.

무리한 차입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자 웅진은 다시 코웨이를 되팔겠다고 밝혔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가격을 그대로 받길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2조원을 조금 웃도는 가격에 매각한다는 게 웅진측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PEF 업계 분석이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코웨이를 인수할 때 LP로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비싼 가격에 코웨이 인수합병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수 있는 LP가 많지 않아 투자자가 겹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년 전 웅진그룹이 자금난으로 코웨이를 매물로 내놨을때는 칼라일과 롯데, GS리테일, 교원 등이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31% 지분을 인수하는 가격이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22%를 인수하는데 약 1조7000억원을 내야한다. 웅진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요구하고 있다.

최근 크게 하락한 주가도 매각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웅진씽크빅(095720)이 지난 3월 코웨이를 인수했을 당시 주가는 약 9만7000원. 그러나 전날 코웨이는 8만1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웨이 실적이 정체 또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코웨이는 작년말 기준 총 계정수(렌털·멤버쉽)가 약 590만으로 정수기, 비데 등 렌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러나 LG전자, 현대렌털케어, SK매직 등 대기업이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장부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코웨이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작년 1분기(1~3월) 12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 1분기에는 122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영업부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년 전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PEF업계 고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를 통해 코웨이에 투자했던 LP들이 겹칠 가능성이 높다"며 "MBK파트너스가 되판 가격에 코웨이를 사는 데 투자할 LP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전날 서울 중구 웅진코웨이 본사 앞에서 ‘코웨이 재매각에 따른 고용안정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웅진은 지난 3월 코웨이를 자산이 아닌 빚으로 사들였다"며 "생존권이 걸린 고용안정과 생계권이 걸린 임단협의 체결을 요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