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반등하며 집값이 상승할 징후가 나타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매달 산출하는 선도아파트 50지수가 6월 들어 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면적별 시세와 가구수를 곱해 아파트별 시가총액을 구해, 서울 상위 50대 아파트의 가격 등락을 지수화한 것이다.

올해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원동 신반포 한신 2~4차,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5·7·9단지 등 주요 재건축 예정 단지뿐 아니라 도곡동 타워팰리스, 반포동 반포자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가구수가 많은 고가 아파트들이 포함됐다. 서울의 지역별 고가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0.2%) 이후 7개월 만이다.

KB국민은행이 서울 주요 50개 단지의 매매가 동향을 집계한 ‘KB선도아파트 50지수’ 추이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김균표 수석차장은 "증권시장에서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주요 주식이 있듯이 부동산시장에서도 먼저 움직이는 단지가 있는데, 이 같은 고가 대형 단지 가격 하락세가 4~5월부터 멈췄고 6월에는 상승했다"며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이 같은 고가 아파트 가격이 3개월 이상 오르면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먼저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도봉구을 제외한 모든 구가 상승했다. 강남권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씨가 살아난 집값 상승 움직임이 주변 일반 아파트와 과천, 판교, 하남 등 준강남권으로 확산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량이 예년보다 30~40%씩 줄어든 상황에서도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신도시 아파트값은 상승세다. 올해 안에 재건축 사업인가를 받는 게 목표인 과천주공4단지아파트는 지난해 말 8억원대 중반이었던 전용면적 75㎡형 시세가 9억원대로 뛰었다.

성남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불리는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은 지난해 21억9000만원에 거래된 전용면적 139㎡짜리의 매매가격이 올해 3월 22억5000만원, 5월 23억2000만원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