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건설 개편하고 ICT(정보통신기술)·바이오 키워야

한국공학한림원(이하 공학한림원)이 제조업·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든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 융합과 헬스케어 분야 육성으로 산업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학한림원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산업미래전략포럼을 개최하고 내 거주 회원 1071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현황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학한림원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우리나라 공학 분야 최대 석학단체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우리나라 공학 분야 최대 석학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이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산업미래전략포럼을 개최하고 내 거주 회원 1071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현황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장석권 한국공학한림원 산업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한양대 교수)은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함께 세계 경제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이 패러다임 전환 경쟁에서 뒤처지면 기회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공학한림원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국내 공학자, 산업계 지도자들은 향후 한국경제가 급격히 저성장세로 돌아선 뒤 그 상태가 장기간 고착화되는 ‘L자형 장기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한국공학한림원이 국내 회원 1071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현황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1차 설문은 261명이 응답했고 이 중 83명이 정책 대안을 묻는 2차 설문에 참여했다.

1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8%는 한국경제가 향후 장기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성장세 회복을 위한 추진 과제로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49.8%)’으로 꼽았다.

공학한림원이 내다본 우리나라의 주요 신성장 산업은 ‘바이오헬스·의료기기(59.8%)’, 이차전지(51.0%), 5G 통신(48.3%) 순이다. 장 교수는 "신성장 산업군은 원천 기술의 확보가 중요한 만큼 독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성장 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개발된 기술의 조기 상용화와 해외 기업 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련 기술을 연구할 인력 양성과 해외 유출 방지 등 대안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된 조선, 자동차, 기계 분야 산업은 구조개편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제적으로 스마트 공장과 디지털 전환을 시행해 효율성을 높이고 차세대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학한림원은 이러한 고부가가치 사업 발굴을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성장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고 봤다. 회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해 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기술은 ‘인공지능·소프트웨어(55.6%)’, ‘헬스케어서비스(50.6%)’다.

다만, 공학한림원은 산업 융합 과정에 인력·노동 분야의 협력 조건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공유 택시의 등장으로 인해 발생한 택시기사 파업 등 사회적 문제는 이해관계자 협의 없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발생한 사례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을 이용해 선제적으로 구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지만, 이제 이해관계자들과 갈등구조를 놔두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어려운 문제지만 사회적 합의를 먼저 이뤄내야 하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했다.

공학한림원은 이번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2020~2021년에 걸쳐 ‘인더스트리 트랜스포메이션 2030’ 세부전략을 단계적으로 연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미중 무역전쟁에 의한 향후 10년간 세계시장 재편 시나리오 등을 주제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