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연일 동종업계 라이벌들과 맞붙고 있다. 배민은 쿠팡과 공정위에서 신고 사건 조정을 하고 있는 데 이어 요기요와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 26일 ‘자영업자 매출 관리서비스(배민장부)’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변경한 뒤 요기요와 맞붙었다.

배민장부는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매출과 주요 배달앱 매출을 한번에 보여주는 무료 서비스다. 배민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점주들은 여신금융협회, 요기요 등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해달라고 공지했다.

요기요는 이에 자영업자들의 개인정보와 자사의 노하우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요기요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요기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다른 곳에 저장되면 정보의 보안과 안정성을 책임질 수 없다"며 "요기요의 노하우가 빠져나갈 수 있고,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요기요는 배달의 민족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법적 검토도 진행 중이다.

배달의 민족은 다음날 곧바로 반박문을 통해 "배민장부는 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라며 "매출액 정보는 요기요의 것이라기보다는 해당 음식점 업주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고,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쳤다"고 했다.

배민장부 정보 동의 예시 이미지.

업계에서는 이같은 정보수집이 배민의 사업에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타사 매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다른 앱 매출이 높은 사업장을 공략하는 방식을 통해 마케팅에 힘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최근 성장 정체로 김봉진 대표와 배민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이 다른 유통업계 스타트업과 맞붙은 것은 요기요가 처음은 아니다. 앞선 5월 배달의 민족은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배달의 민족은 당시 "쿠팡이 자사 앱 '쿠팡이츠'로 음식 배달 시장에 진출하면서 우아한형제들과 계약한 식당과 계약을 맺기 위해 수천만원의 현금 지급을 제안했다"며 "맛집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 매출 상위 50곳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까지 확보해 영업 활동에 활용했다"며 공정거래법과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 기업은 공정위에 사건 조정을 요청한 상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쿠팡 뿐 아니라 동종업계 스타트업끼리 격돌하는 것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앞서 숙박업 앱 ‘야놀자’는 지난달 26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

야놀자는 소장에서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가 자사의 ‘마이룸’ 서비스와 유사하고,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 측은 "대응 검토 중이라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며 "법정에서 명확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