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82.0원 마감…11.6원 올라
美고용호조에 달러 강세…韓증시 폭락, 장중 상승폭 ↑

원·달러 환율이 14거래일 만에 1180원을 넘어섰다. 미국 고용 호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장중에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의 여파로 원화가 급락하면서 환율의 상승폭이 커졌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1182.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1185.8원) 이후 14거래일 만에 1180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날 5.6원 오른 1176.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11시49분 1180원을 한 차례 넘어선 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오후 2시38분부터는 1180원을 웃돌아 움직였다. 이날 장중 고가는 마감가인 1182.0원이다.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장초반 환율이 하락한 건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16만5000명)를 뛰어넘는 22만4000명(계절 조정치)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당일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25로 전일대비 0.49% 올랐다.

하지만 여타 통화가 안정을 찾은 것과 달리 원화는 장중 하락폭을 더 키웠다.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이 임박해 1182원으로 치솟은 반면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오후 4시 기준 6.8952위안으로 0.01% 내린 채 거래됐다.

이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국내증시가 급락한 것과 연관이 깊다. 이날 코스피는 46.42포인트(2.20%) 내린 2064.1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25.45포인트(3.67%) 내린 668.72로 마감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한국을 8월부터 화이트 리스크 국가에서 제외할지를 결정짓기로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장중에 달러화가 상승폭을 반납했는데도 원·달러 환율만 상승했다"며 "일본 수출 규제가 미·중 무역갈등을 뛰어넘는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