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투자심리가 한층 위축된 상태에서 맞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퇴색은 치명적이었다. 중국 증시도 급락 개장하면서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외국인은 한때 선물을 1만2000계약가량 쏟아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6.42%포인트(2.20%) 떨어져 2064.17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5.45포인트(3.67%) 떨어져 668.72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점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장마감 동시호가 때 순매수로 전환해 결국 89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장중엔 시종일관 매도해 하락장을 주도했다. 현물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선물이었다. 오후 1시 17분 한때는 1만2000계약 가까이 매도, 낙폭이 2%대로 커지게 했다. 다만 선물 또한 현물처럼 막판에는 소폭 되사들여서 9635계약(652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또한 유가증권시장에서 55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438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 또한 외국인 투매에 몸살을 앓았다. 외국인이 981억원, 기관이 281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만 1267억원 순매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날 양시장 합해 2002개 종목이 하락했고, 151개 종목만 상승했다.

상승 종목 중 눈에 띈 것은 단연 애국테마주였다.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 종목에만 매수세가 유입됐다. 정부가 부품소재 국산화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동진쎄미켐(005290)은 11.11% 상승했고, 신성통상(005390)은 유니클로 대체재로 주목받으면서 18.75% 급등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000140)는 일본 맥주 불매운동 기대감 속에 12.02% 상승했고, 리드코프(012700)는 일본계 대부업체에 대한 반발감 속에 13.98% 급등했고 볼펜업체 모나미(005360)도 28.23% 급등했다.

하락 주도 종목도 일본 관련 종목이 많았다. 반도체부품 재고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공장이 멈출 것이란 우려감에 DB하이텍(000990)이 13.07% 떨어졌고, 제주항공(089590), 한진칼(180640), 모두투어(080160), 하나투어(039130)등이 3~7% 하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부각해 13.89% 급락했다.

한편 미국 6월 신규 고용자수는 22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6만명)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고 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하 논리가 불충분해졌으며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생기면서 원달러 환율이 11.6원(0.99%) 급등해 1182.00까지 올랐고, 이로 인해 외국인 매도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