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줄이면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취업자가 늘어난다는 정부 통계와 대치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주 36시간 근로 기준으로 취업자 수를 환산하면 5월 2488만4천명으로 2년 전보다 20만7000명(-0.8%)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는 7만1000명(-0.3%) 감소했다. 한경연은 주 9시간 일한 경우 4분의 1명으로, 주 36시간 이상은 1명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취업자수가 5월 2732만2000명으로 2년 전보다 33만명 증가한다는 정부 발표와 상반된 것이다. 한경연은 "통계상 취업자는 늘고 있지만 단기 일자리 위주로 증가했다"면서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71만5000명 감소했고 주 36시간 미만은 100만50000명 늘었다"고 말했다. 60대 이상에서 공식 취업자가 59만4000명 늘었지만 주 36시간으로 환산하면 36만3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0대 이하는 공식 취업자가 4만8000명 감소했는데 주 36시간 환산시 10만8000명이 줄며 감소폭이 2배 이상 늘어난다. 30∼40대도 공식적으론 -37만명이고, 환산 취업자 수는 52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는 민간산업 분야에서 환산 취업자수가 올해 5월 279만 8천명으로 2년 전보다 40만 6000명 줄었다. 제조업(17만명), 교육서비스(10만명), 도소매업(9만6000명)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취업자의 주 근로시간을 모두 합산한 고용총량을 추정해보면 올해 5월 11억 2792만2000시간으로 2년 전보다 4738만9000시간(-4.0%) 줄었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단기 일자리 촉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주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단시간 근로로 대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기성 교수는 이어 "정부의 고용동향 발표에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 환산 취업자수 등의 보조지표가 함께 제공되면 일자리 정책을 질적으로 평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질 일자리를 만드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