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현재 3대 국제 해운동맹체 가운데 부분적 협력관계인 ‘2M’ 대신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하기로 했다. 2M은 글로벌 1위 선사인 머스크와 2위 선사 MSC가 중심이 되고, 디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원(ONE)이 주축이 된 동맹체다. 2M 가입이 여의치 않게 된 상황에서 대안을 찾게된 셈이다.

해운동맹체는 해운사들이 선박과 운항 노선을 공유하는 연합체로, 가입 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해운동맹체에 가입하지 못하는 회사는 비용경쟁력이 뒤떨어진다. 해운동맹체는 회원사 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선복량과 운항 노선을 요구한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2M의 정식 회원사로 가입하지 못하고 미주항로와 유럽항로에서 제한적인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이 부두에 접안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현대상선은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현대상선이 2020년 4월부터 해운동맹체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한다고 발표했다. 가입기간은 2030년 3월까지다. 디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원, 대만 양밍(陽明)해운이 주도하는 해운동맹체로 선복량은 510만TEU(20톤 규모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할 수 있는 능력)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롤프 얀센 하팍로이드 사장, 제레미 닉슨 원 사장, 쉬시치엔(謝志堅) 양밍해운 사장과 만나 디얼라이언스 가입에 합의했다. 이어 19일 대만에서 현대상선의 디얼라이언스가입 계약을 체결했다.

배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M,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3대 해운동맹체와 협상을 한 결과 가장 조건이 좋은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로 했다"며 "2020년 3월 2M과 협력이 종료된 이후 디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사로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얼라이언스는 선복량 793만TEU인 2M, 선복량 774만TEU인 오션얼라이언스에 이은 3위 해운동맹체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해체 전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였기 때문에 한국 해운사와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가져왔다.

문 장관은 "글로벌 해운동맹체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의 핵심 과제"라며 "향후 10년 간 해운동맹체 협력이 보장되면서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는 2020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2020년 2분기부터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유럽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부터 투입한다. 또 컨테이너박스, 항만 터미널 등 관련 인프라도 확충해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