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 초대한 18개 기업 중 식품 유통 기업은 7곳에 달했다. 이 중 롯데(재계 순위 5위)·신세계(11위)·CJ그룹(14위)은 식품 외에도 석유화학·패션·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보유한 대기업이다.

나머지 4곳은 이 기업들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SPC그룹·농심·동원·진원무역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농식품업계와 오랜 기간 거래하거나, 현지 투자를 활발히 하며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식품 기업 경영진을 초청하자 재계 안팎에서는 "실리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가 면모가 드러난다"는 말이 나왔다.

2005년 미국에 진출한 SPC그룹은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파리바게뜨 매장 78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억3400만달러(약 1550억원)를 기록했다. 2030년까지 미국 매장을 20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지난 27일 간담회 초청을 받은 이후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노동통계청 자료와 외신 보도를 샅샅이 찾아봤다"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가 식음료 산업이라는 점에서 초청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농심은 미국 법인을 두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농심 미국 법인은 지난해 2억2500만달러(약 259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월마트 모든 점포에 입점했다. 현재 미국 동부 지역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간담회에서도 거듭 현지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동원그룹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 미국 최대 참치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를 3억63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8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토종 수입 과일 유통업체인 진원무역은 미국에서 오렌지·자몽·포도·체리·아보카도·아몬드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76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