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중국 업체로 패널 대체 물색
"하반기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100만장 그칠 듯"

2000년대 대히트 휴대폰 모토로라 레이저. 모토로라는 같은 형태로 만든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PC 업체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의 첫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가 공급한 패널 결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레노버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위·아래로 화면이 접히고, 접힌 스마트폰 외관으로 작은 보조화면을 두고 있는 폴더블폰 디자인 특허를 올리면서 모토로라의 휴대폰 레이저가 폴더블폰으로 재현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2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지난 2월 중 폴더블폰 ‘레이저(RAZR)’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대만 AUO가 공급한 패널 결함으로 출시 시점이 9~10월로 지연될 전망이다. 모토로라는 다른 중국 업체에 패널 공급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폴더블폰에 들어갈 수 있는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정도"라며 "그만큼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결함 없이 대량 생산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AUO는 ‘인폴딩(안쪽으로 접는)’ 방식의 폴더블 패널을 연내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패널이 모토로라 레이저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저 폴더블폰은 가로·세로로 접는 방식보다는 접히는 부분(힌지)이 짧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 구현이 쉬운 편"이라면서도 "소량이 아닌 1만대 이상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당초 4월 26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내놓으려던 ‘갤럭시 폴드’ 출시를 연기한 이유도 힌지 결함 때문이었다. 삼성전자는 패널 결함을 보완한 상태다. 출시일은 7월쯤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강민수 수석은 "지금 당장은 ‘언제 폴더블폰이 나오는가’ 자체가 관심이지만, 향후 시장은 ‘누가 작고 휴대하기 쉬운 사이즈로 제품을 내놓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삼성전자·화웨이 등이 이미 2세대 모델에서 사이즈를 줄이려는 시도를 시작했고, 이 점에서 레이저 폴더블폰이 나오게 되면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HS마킷은 제조사의 폴더블폰 출시가 3~6개월씩 지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달 중 올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를 140만장에서 100만장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레노버가 WIPO에 출원한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