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치킨 무료 제공 이벤트 조기 마감
비용부담에 이벤트 6일만에 '없던 일로'...무리한 마케팅 지적

국내 제과업체 ‘빅3’ 중 하나인 해태제과가 진행한 치킨 공짜 이벤트가 조기 종료됐습니다. 소비자와의 약속을 깨고 행사를 종료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립니다.

해태제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벤트 공지문.

해태제과식품(101530)은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이마트에서 자사 제품을 3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만원 상당의 BBQ 치킨 한 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는데요.

하지만 이벤트가 시작된지 6일만에 해태제과는 고객과의 약속을 깼습니다. 예상보다 주문이 폭주하자 비용 부담을 느낀 해태제과가 당초 약속한 이벤트 기간을 깨고 행사를 조기 마감한 겁니다.

해태제과는 약속한 BBQ 치킨 대신 자사 제품 2만원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벤트를 바꿨죠. 해태제과 측은 "준비한 치킨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공개를 할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충분한 물량을 준비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이벤트 신청이 들어와 조기에 끝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과업계 일각에서는 해태제과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지키지도 못할 무리한 마케팅 경품을 걸었다고 지적합니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해태제과의 이번 행사는 평소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인 이벤트"라며 "사실상 마진을 포기하고 원가에 밀어넣은 격"이라고 했습니다.

해태제과는 현재 국내제과 시장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데요. 지난 1분기 해태제과의 매출(연결 기준)은 약 1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 줄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약 18억원으로 43% 감소했습니다.

히트작인 허니버터칩 인기가 시든 후 해태제과의 영업이익률도 매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2%로 2015년(5.9%) 대비 2.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습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해태제과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습니다. 이달초엔 한국기업평가가 해태제과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죠.

해외진출이 활발한 오리온(271560)이나 롯데제과와 달리 해태제과는 대부분의 매출을 국내 내수에만 의존하고 있어 국내시장 침체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해태제과 전체 매출 가운데 국내 내수 비중은 96%에 달하는데요. 매출 반등을 위한 해외 시장 개척 등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매출 효과를 내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자로부터 가격에 대한 의심을 낳고 제과 시장 전체의 신뢰성을 낮추는 ‘실망 마케팅’을 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