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코나와 쌍용자동차티볼리가 경쟁해 온 국내 소형 SUV 시장이 하반기부터 ‘다자간 경쟁구도’로 재편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등 신차가 새롭게 가세하는 가운데 티볼리도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돼 반격에 나선다.

현대차는 다음달 베뉴의 출시를 앞두고 오는 24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하기로 했다. 베뉴는 코나보다 작은 크기의 엔트리급 모델로 지난 4월 열린 ‘2019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현대차는 베뉴 출시하면서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5종의 SUV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지난 4월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베뉴

현대차는 베뉴의 후면부 리어램프에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패턴을 보여주는 ‘렌티큘러 렌즈’를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등 디자인에 많은 공을 기울였다. 또 방 충돌 방지 보조(FCA)와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등 다양한 지능형 안전기술을 탑재하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여러 편의사양도 적용했다.

다만, 베뉴는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된다. 디젤 모델의 경우 가격대가 높아 저렴하면서도 경차보다 실용성이 높다는 베뉴의 강점을 제대로 부각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베뉴의 후면부

베뉴의 가격은 1473만원에서 2141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스페셜 모델을 제외하고 1860만원에서 2572만원의 가격대인 코나는 물론 1678만원에서 2535만원에 판매되는 티볼리보다 저렴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저가 SUV인 베뉴를 통해 전 차급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아차도 다음달 중 새로운 소형 SUV 셀토스를 선보인다. 지난 2017년 출시된 기아차 스토닉보다 큰 차로 코나, 티볼리와 같은 차급에서 경쟁할 모델이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함께 스토닉-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모하비로 이어지는 5종의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지난 20일 인도에서 첫 공개된 셀토스의 전면부

기아차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셀토스 외관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면부는 롱후드 스타일에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한 범퍼 캐릭터라인이, 후면부는 리어콤비네이션 램프와 테일게이트 가니시가 적용됐다. 2017년 출시 당시 섬세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코나와 달리 셀토스 외관은 정통 SUV의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평가가 많다.

셀토스는 국내 시장에서 1.6리터 감마 가솔린 터보와 1.6리터 디젤 등 2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셀토스의 초반 성적과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 등을 고려해 LPG 모델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셀토스의 후면부

쌍용차는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티볼리를 4년만에 부분변경한 베리 뉴 티볼리를 앞세워 베뉴, 셀토스에 대응한다. 보통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을 일부 개선하고 안전·편의사양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베리 뉴 티볼리는 새롭게 개발한 엔진이 탑재돼 주행성능까지 눈에 띄게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베리 뉴 티볼리에 탑재되는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힘을 낸다. 1.6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3.0kg·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모두 아이신의 젠(GEN)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지난 19일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도로를 주행하는 쌍용차 베리 뉴 티볼리

여기에 내부 디자인도 태블릿 타입의 센터페시아를 적용하는 등 신차 수준으로 변화했고 능동형 안전기술인 ‘딥컨트롤’에 앞차 출발 알림(FVSA),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등을 신규 적용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코나는 하반기 중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선두 수성에 나선다. 코나는 현재 가솔린과 디젤 모델에 순수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가솔린, 디젤 모델 판매가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높은 연료 효율성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돼 판매량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밖에 수입차 업계에서도 증가하는 국내 소형 SUV 수요를 잡기 위한 신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의 SUV 강자'로 꼽히는 지프는 지난 11일 소형 SUV 레니게이드의 디젤 모델인 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하이 2.0 AWD를 출시했다. 이 차는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주행성능을 갖췄다. 국내 출시 가격은 4340만원으로 책정됐다.

시트로엥의 소형 SUV 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시트로엥은 지난 11일부터 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의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이 차는 지난 2017년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 20만대를 기록한 시트로엥의 주력 모델 중 하나다.

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는 1.5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내며 차선이탈방지,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 14종의 주행보조시스템이 적용됐다. 국내 판매가격은 2925만원부터 시작되며 오는 25일 공식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