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화에 성공한 국가들은 원자력을 이용했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로 탈탄소화에 성공한 국가는 없다."

케리 이매뉴얼(Kerry Emanuel)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상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 기조강연자로 나서 "탈탄소 기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주가 시작됐는데, 한국은 원전 기술로 탈탄소, 기후환경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리 이매뉴얼 MIT 교수가 20일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인류의 재앙 기후변화 막을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러시아가 탈탄소(원전) 수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곧 중국이 저탄소 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저탄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 6조달러(약 7019조원) 이상의 탈탄소화 시장의 잠재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매뉴얼 교수는 장기적인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최초로 밝힌 세계적 기상학자다. 2006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에 꼽혔다. 200편이 넘는 논문을 투고했으며 3권의 책을 집필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내 목표는 기후변화를 해결할 탈탄소화가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탄소를 위한 방법으로 신재생, 탄소포집, 원자력을 소개했다. 이매뉴얼 교수는 "원자력은 탈탄소를 빠르고 안전하게 달성하는 수단"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원자력을 가장 청정한 발전원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재생은 간헐성이라는 문제가 있다"며 "탄소포집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t당 2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100달러까지는 낮출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50달러까지 떨어져야 경제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청중들이 케리 이매뉴얼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조선비즈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7~8% 수준에서 2040년 30~35%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석탄과 원자력 비중은 축소할 계획이다. 이매뉴얼 교수는 "높은 경제성을 지닌 한국형 원자로는 한국의 거대한 사회적 자산"이라며 "한국은 탈탄소화에 기여할 잠재력이 큰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의 수출 잠재력 외에 안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장점을 강조했다. 이매뉴얼 교수는 "과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사고를 포함해도 원전이 태양광, 풍력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탄발전으로 매년 미국에서 1만3000명이 죽고 있다"며 "원자력이 화석연료를 대신한다면 전 세계에서 환경오염으로 사망하는 184만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매뉴얼 교수는 "원전은 석탄, 천연가스보다 면적당 생산되는 에너지양이 훨씬 많다"며 "석탄과 천연가스는 발전을 위해 연료를 매일 공급해야 하지만, 원자력은 석탄과 천연가스 하루 연료 공급량 대비 1만분의 1의 연료를 18~24개월마다 공급해주면 된다"고 했다. 이어 "수송 부문에서 전기와 수소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 수소에너지를 활용해 탈탄소화를 이룰 수도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