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풀어달라는데, 그와는 반대로 부동산 규제가 집중되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달라는 곳이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광역시 주민들 사이에선 최근 지역이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광주 아파트 분양시장이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이 게시돼 투표가 진행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한 한 네티즌은 "터무니 없는 고분양가 때문에 작년 1년 동안 광주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광주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다른 지역보다 규제가 덜 까다롭다 보니 투기세력이 몰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당 글은 청원 이틀 째인 14일 현재 565명이 동의했다.

광주 지자체 차원에서도 최근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모여들어 투기를 조장하고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동향을 감지해, 5월 말부터 분양사무소와 불법거래 의심 업소를 대상으로 현장 단속을 진행 중이다.

전반적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는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과 달리 광주, 대전 등 일부 지역 분양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와 투자를 두부 모 자르듯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광주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과거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적었다가 최근 신규 공급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급 요인에 따른 상승세라는 분석이다.

최근 광주시 서구에 분양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조감도.

◇ 작년 평당 분양가 1000만원선 넘어 상승세
광주 지역 고분양가 논란의 불씨는 2022년 10월과 11월에 입주 예정인 두 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신세계건설이 광주시 서구 농성동에 짓는 ‘빌리브 트레비체’의 분양가는 이 지역 역대 최고가로, 최고 26억8060만원(277㎡)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에 짓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최고 분양가는 19억2400만원(218㎡)에 달한다.

‘빌리브 트레비체’는 117가구를 공급하는데 605명이 청약을 신청해 5.17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돼 오는 14일 당첨자가 발표된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1단지’는 240가구 일반 모집에 1만6305만명이 몰려 경쟁률이 67.94대 1에 달했고, 2단지는 193가구 일반 모집에 1만2956명이 신청하며 67.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은 서구로, 광주에서도 집값이 비싼 편에 속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작년 광주 전체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평균 1030만원이었는데, 서구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이보다 높은 1203만원이었다. 광주 전체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작년에 처음 1000만원선을 넘은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초 현재까지 서구 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777만원으로 작년보다 올랐다. 개별 타입별로 보면 상승 폭은 더 커진다. 이지역 역대 최고 분양가로 시장에 등장한 ‘빌리브 트레베체’의 대형 면적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3000만원을 넘긴다.

◇수요보다 부족한 공급이 원인?

김 팀장은 "광주, 대전,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러한 수급 요인에 따른 상승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신규 아파트가 수요에 비해 부족했는데, 새 분양 물량이 공급되면서 이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청약 경쟁과 집값 상승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현재 광주 지역의 미분양주택은 40가구에 그친다. 전용 60㎡이하 미분양이 14가구, 전용60~85㎡ 는 26가구인 반면, 전용 85㎡ 초과의 미분양 물량은 ‘0’으로 없다. 작년 4월 말 광주의 미분양 주택은 366가구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잔여 물량도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거래가 끊겨 약성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타 지방과는 상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