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판매 실적을 올린 일본 도요타가 올해 임원들의 임금 10%, 간부들의 임금 4~5%를 삭감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는 가운데 위기감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

13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2019년 회계연도의 이사 및 집행 임원들 임금(상여금 포함)을 예상 금액보다 10% 삭감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임원들의 임금 산정 기준을 다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또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관리직 9800여 명의 올여름 보너스를 전년 대비 평균 4~5% 삭감하기로 했다. 과장급 기간직 7500명과 부장·차장급 간부직 2300명이 보너스 삭감 대상이다. 도요타가 관리직의 보너스를 삭감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동차산업 환경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관리 직원의 보너스마저 삭감된 것은 일반 노조원의 겨울 보너스와 향후 임금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 2018년 회계연도(2018.4~2019.3)에 연매출 30조엔(약 320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도요타가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삭감하기로 한 것은 직원들에게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도요타자동차는 문제가 없다'거나 '걱정하지 말라'는 등의 발언이 도요타에 가장 위험한 언급"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GM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북미 공장 6곳을 폐쇄하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며 "그러나 한국 자동차업계는 강성 노조 등으로 구조조정에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