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산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무기로 한 중간 임상 데이터를 세계 최대 학회에서 공개했다.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바이오의약품을 이을 대항마인 국산표 바이오시밀러 중간 임상 결과에 시선이 모인다.

2019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 셀트리온 램시마 부스 사진.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 각 12~15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19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에서 자가면역질환치료 바이오시밀러 실제 처방 데이터(Real World Data)를 바탕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 '램시마SC' 중간 임상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이날 학회를 통해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기존 정맥주사형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안전성과 효능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임상 1·3상 파트 2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 1·3상 파트 2는 인플릭시맙 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제형을 변경한 램시마 SC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종합 임상 결과를 담았다.

기존 자가면역질환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정맥주사로 빠른 투약 효과가 있지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정맥 투여를 위해 환자가 매번 병원을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램시마 SC제형은 환자가 집에서 사용 주기에 맞춰 의사 도움 없이도 피부 아래 지방층에 주사할 수 있는 피하주사형 제품이다.

연구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36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투여 30주차까지 램시마 SC와 램시마 투여군간 유사한 안전성 결과가 나타났다. 효과면에서도 ACR 및 EULAR 반응률에서 램시마 SC 투여군이 램시마 투여군보다 근소하게 높은 효과를 보였다.

이상준 임상개발본부 수석 부사장은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램시마 이중 제형 치료 전략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경제성을 충분히 갖춘 램시마SC를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전 세계 램시마 처방 환자 4400여명 중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건선 환자 1500여명의 자료를 추려 램시마 장기 안전성을 분석한 시판 후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오리지널의약품 시장 방어 논리로 제기되어 온 바이오시밀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실제 환자 처방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결, 제품 신뢰를 한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번 학회에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3종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임랄디, 베네팔리, 플릭사비 등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았다. 이들 약은 각각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 유럽에서는 바이오젠이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들 바이오시밀러 허가 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 월드 데이터를 비롯해 오리지널 약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약을 바꾼 환자들 등 오리지널과의 비교연구 등을 진행했다.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는 특정 상태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허가용 임상시험과 달리, 환자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효용성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다.

연구에 따르면 류머티스 관절염과 축성 척추 관절염 환자 533명을 대상으로 베네팔리와 엔브렐에서 베네팔리로 약을 바꾼 후 6개월간 지난 후 비교했을 때 두 그룹간 차이가 없었다.
3종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바이오시밀러 포함) 처방 환자들 1461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연구에서는 처방 후 6개월 및 1년간 치료경과를 비교했을 때 바이오시밀러 제품들과 오리지널제품들 사이의 질환 변동 수준이 유사했다.

김철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상의학본부장(전무)은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유럽 환자들이 바이오시밀러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셀트리온 등은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주목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임상 결과에서도 ‘효능’이 동등해, 유통망만 잘 확보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7%다. 이미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 역시 출시 3년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임랄디는 올해 1분기까지 약 580억원 매출을 올려 유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46%를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의 경우 한국과 비슷하게 국가 주도의 공공보험 위주로 의약품 처방이 이뤄지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