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다운증후군에서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 유전자를 규명했다. 뇌의 해마영역에서 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기억력 저하·학습 능력 소실 등 다운증후군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DSCR1 단백질이 작용하는 뇌의 해마에서 성체 신경발생 기작 모식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민경태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성체 신경발생(Adult neurogenesis)’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운증후군 등의 원인 유전자 ‘DSCR1(Down syndrome critical region gene 1)’을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정상인보다 1개 많은 3개가 존재할 때 정신 지체, 신체 기형, 전신 기능 이상, 성장 장애 등을 수반하는 유전질환이다. 특히 성체 신경발생은 성인 뇌의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성되는 과정으로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많은 신경질환이 이 성체 신경발생의 문제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체 신경발생에서 나타나는 장애의 요인과 인과관계, 세포학적 기작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다운증후군의 경우 성체 신경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후성 조절인자인 ‘TET1’ 단백질과 RNA의 일종인 ‘miR-124’의 발현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이 무엇의 영향을 받는 지는 알려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다운증후군을 유발한 쥐 실험을 통해 유전자 DSCR1이 그 주인공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제1저자인 최치열 박사과정 연구원은 "DSCR1 단백질에 의한 두 후성 조절 인자의 발현이 해마지역에서 일어나는 성체 신경발생의 작용 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팀이 학습과 기억 능력이 결핍된 다운증후군 쥐 모델(Ts65Dn)에 과다하게 증가한 DSCR1 유전자의 수를 정상적으로 복원하자 손상된 성체 신경발생과 학습 및 기억 능력이 회복됐다.

DSCR1 유전자의 경우 염색체 21번 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 1.5배 더 많이 발현된다. 앞서 DSCR1 단백질이 신경분화에 영향이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나 성체 해마 신경발생에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경태 교수는 "이번 연구가 성체 뇌에서 일어나는 해마 신경발생 과정을 조절하는 기작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운증후군 환자의 인지능력 결핍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엠보저널(The EMBO Journal)’ 6월 11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