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종목은 글로벌X운용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상장지수펀드(ETF)'라는 다소 생소한 상품이었다. 매수 금액이 8094만달러(약 959억원)로, 아마존(6600만달러)이나 마이크로소프트(610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국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끈 이 상품은 지난 4월 나스닥에 신규 상장된 상품이다. 인터넷 서버를 통해 빅데이터를 저장·보관하고, 이를 통해 각종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부품 생산업체를 비롯, 데이터 센터로 사용되는 건물의 리츠(REITs)도 투자 대상이다.

최근 방한한 글로벌X운용사의 루이스 베루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는 클라우딩 컴퓨터와 사물인터넷(IoT)을 양대 축으로 하는 온라인 혁신"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매년 15%씩 성장해 2022년에는 3230억달러(약 382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X는 약 10조원을 굴리는 미국의 ETF 전문 운용사로, 지난해 미래에셋운용이 인수해서 현재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에 속한다.

베루가 CEO는 이어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은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벤처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저장 데이터의 절반가량이 '공용 클라우드'로 이동할 것이란 조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ETF는 트렌드에 투자하는 테마성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베루가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미래 산업에 꼭 필요한 디지털 인프라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투자한다면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글로벌X가 미래의 성장 테마로 주목해 출시한 핀테크ETF도 단기적으론 성과가 출렁거렸지만,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금까지 누적 수익률은 86.3%에 달한다.

모건스탠리 등 월가(街) 경력이 20년이 넘는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일자리가 넘쳐나고 소비자 심리와 기업 투자 심리가 높은 호황 국면에 있다"면서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성장 속도가 느려질 뿐이며 경제 성장세는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