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6년간 입주해 있던 정부 과천청사를 떠나 오는 8월 세종시에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다음 달 25일 1차관실과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먼저 이전하고 8월 10일까지 2차관실 등이 차례로 옮깁니다. 과기정통부와 서울에 있는 행정안전부를 세종시로 보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과기정통부 내에선 "벌써 이게 몇 번째냐"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12~13년차 이상 과기정통부 직원은 부처가 쪼개지고 합쳐지는 과정에서 3~4차례씩 이사를 경험했습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노무현 정부 때까지 각각 떨어져 있던 옛 과학기술부(과기부)와 옛 정보통신부(정통부)가 박근혜 정부 때 하나로 합쳐진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의 후신입니다.

옛 과기부는 원래 과천청사에 있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교육부와 합쳐지면서 광화문 청사(교육과학기술부)로 갔다가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 출범으로 다시 과천청사에 돌아왔습니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과 같은 빌딩에 있던 옛 정통부는 이명박 정부 때 부처가 없어지면서 그 기능이 방송통신위원회(광화문 KT빌딩)와 지식경제부(과천청사) 등으로 분산됐습니다. 사라졌던 옛 정통부 역시 박근혜 정부 들어 옛 과기부와 합쳐진 미래부로 부활하면서 2013년부터 과천에 자리 잡았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미래부 시절에도 과천청사 내에서 이사를 다녔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방위사업청이 과천에 오면서 3년간 쓰던 건물(청사 4동)을 내주고 약 300m 떨어진 다른 건물(청사 5동)로 옮겼습니다. 이번에 세종시로 옮기면 2013년부터 대략 3년에 한 번꼴로 이사를 다닌 셈이 됩니다.

문제는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세종청사에 입주 공간이 없어 주변 민간 건물을 임차합니다. 2년 뒤 세종 신청사 공사가 끝나면 다시 이사해야 합니다. 한 직원은 "가라고 하니 갈 수밖에 없지만, 왜 멀쩡한 과천청사를 떠나 이사 비용에 임차료까지 세금을 낭비해야 하는지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이사정통부'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