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행위 안 한다고 약속할 수 있다."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 자세를 낮췄다. 5일(현지 시각) 미국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4일 중국 본사에서 미국 취재진을 만나 "화웨이는 국가들과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협약(No-Spy Agreement)을 체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최근 영국, 독일과 이러한 협약을 논의해왔다. 미국에도 같은 협약을 제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미·중 무역 전쟁 이후 공식 석상에서 협약 카드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화웨이는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반발해왔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일 유럽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을 차세대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사용하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협약 카드를 꺼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당장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 나온다. 량화 의장도 "미국은 우리 제품을 전에도 구매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